[단독]박삼구 회장, '요코하마고무' 업고 경영권 방어 나섰다

입력 2013-12-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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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장시설 개방 대신 금호타이어 경영권 보장된 우호지분 확보…채권단과 갈등 예고

박삼구 금호아시나그룹 회장이 요코하마고무가 금호타이어에 투자할 지분의 경영권을 보장받았다. 박 회장은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권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요코하마고무에 중국공장 시설을 개방하는 대신 요코하마고무가 투자한 지분의 의결권을 담보받는 옵션을 걸기로 했다. 앞서 금호타이어와 요코하마고무는 이달 초 기술교류와 상호 간 지분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지난 4월 요코하마고무에서 먼저 제안했다. 작년 1월 중국에 연구개발센터를 세운 요코하마고무가 금호타이어의 현지 공장을 활용,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박 회장은 요코하마고무와의 상호출자가 경영권 방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호출자는 사실상 자기 주식의 취득이므로 우호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박 회장 측이 보유한 금호타이어의 지분은 9.08%다. 채권단이 가진 금호타이어의 지분 50%+1주의 향배에 따라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는 규모다.

박 회장은 요코하마고무에 1200억~1700억원을 투자 받아 보유지분을 15~18%대까지 높일 계획이다. 상법에서 10% 이상의 상호출자는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는 만큼, 이 제한선 밑에서 최대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문제는 남아있다. 우선 채권단이 이번 금호타이어와 요코하마고무의 상호출자를 주시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 뒤 이 회사의 지분을 매각할 때 차질을 줄 정도의 규모여서는 안될 것”이라며 “금호타이어의 투자방식과 규모를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내년 말 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졸업 뒤 경영권 매각도 배제하고 있지 않아 박 회장의 우호지분 확보 행보가 달갑지 않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박 회장과 원활한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나서려는 채권단 간의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요코하마고무와의 상호출자 방식과 규모에 대해서는 현재 협의 중이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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