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감독의 ‘한공주’(제작 리(里)공동체 영화사, 배급 CGV무비꼴라쥬)가 제13회 마라케시국제영화제(Marrakech Film Festival)에서 금별상을 수상했다.
‘한공주’는 지난 달 29일부터 7일까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마라케시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금별상을 수상했다.
‘한공주’는 지난 가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이자마자, CGV무비꼴라쥬상과 시민평론가상을 거머쥐고 6일 폐막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열혈스태프상(촬영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마라케시국제영화제는 ‘아프리카의 칸 영화제’로 불리며 세계적인 거장들이 심사위원을 맡아 최고 수준의 작품을 선보여온 저명한 국제영화제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서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가 심사위원장을 맡았고, 박찬욱 감독, 배우 마리옹 꼬띠아르, 파티 아킨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나서 권위를 높였다.
이수진 감독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호명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은 후 “마라케시에 초청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모로코 관객들과 영화제 관계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한국영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시는 브루노 바르드 수석프로그래머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제가 평소에 굉장히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들, 배우들께 제 영화를 선보였을 때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만든 ‘한공주’라는 영화에서 말하고 싶었던 여러 이야기 중에 하나가 어딘가에 있을 또 다른 공주들에게, 그 친구들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영화 만들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심사위원장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올해 초청된 작품들은 높은 수준의 영화들이며, 이 영화를 통해 영화계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고 심사 소회를 밝히며, ‘한공주’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라케시국제영화제는 그간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 김태식 감독의 ‘도쿄택시’, 이창동 감독의 ‘시’ 등이 출품되어 국내 영화 팬들에게도 그 명성을 알려왔다. 2010년 박정범 감독이 ‘무산일기’로 금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공주’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전학을 가게 된 한공주가 사건 이후 남은 사람들과 아픔을 견디고 버티며 다시 살아가려고 일어서는 성장영화다. 이 작품으로 첫 번째 장편영화를 선보인 이수진 감독은 단편 ‘적의 사과’로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주인공 한공주를 연기한 천우희는 ‘써니’의 본드걸로 얼굴을 알린 신인 여배우다.
‘한공주’는 2014년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