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년 역사의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하게 됐다.
GM은 메리 바라(51) 글로벌 제품 개발 담당 부사장을 차기 CEO로 내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라 내정자는 오는 2014년 1월15일 댄 애커슨 현 CEO의 자리를 물려받게 된다.
애커슨의 지휘 아래 GM은 한 때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던 재정 불안 상태를 극복했으며 자동차 성능을 개선하는 등 체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커슨은 2010년 9월 CEO에 취임했으며 최근 부인의 건강 문제로 임기를 몇 달 앞당겨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라 내정자는 1980년 인턴으로 GM에 입사해 내부 승진을 거듭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바라는 당시 회사 부설 자동차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바라는 생산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내 잭 스미스 전 GM CEO의 비서로 발탁됐드며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 다니는 등 사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개발담당 부사장을 맡으며 자동차 모델 담당 임원수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자동차 플랫폼 단순화와 호환 부품수 축소로 생산성을 향상했다.
바라는 GM의 폰티액 생산라인에서 기술직으로 일한 아버지를 이어 2대째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GM 가족’이다.
미국의 ‘빅3’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가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제조업의 꽃’으로 불리는 자동차산업의 1위 업체에 여성 수장이 임명된 것은 GM을 넘어서 미국 전체에 미치는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미셸 크랩스 에드먼즈닷컴 애널리스트는 “여성이 미국 최고 자동차업체의 수장에 오른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특히 메리 바라는 매우 유능한 경영인으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왔다”고 강조했다.
바라는 이로써 지니 로메티(IBM) 인드라 누이(펩시) 머리사 메이어(야후)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CEO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GM의 이번 인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 중 105억 달러를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GM이 신속한 민영화와 함께 후계 구도를 확립하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