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기업 개혁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11일 그동안 준비해 온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며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로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현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관련 공식브리핑을 갖고 “파부침선(破釜沈船)의 결연한 마음으로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소신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부침선’이란 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공공기관 방만경영에 맞서 배수진을 치고 결사적인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그는 이번 대책에 대해 “과다 부채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과잉 복지로 국민의 불신을 산 공공기관을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는 종합계획”이라고 소개하며 “이번에는 다르다고 확실하게 약속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경영 문제에 대해선 “역대 정부에서부터 수십년간 마치 쇠심줄 같이 끈질기게 이어져온 만성질환”이라며“외과수술, 내복약복용, 환자체질 개선 등 종합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정부가 마련한 대책은 개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그간 누적된 부채와 고질화된 방만 경영의 고리를 차단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공기관이 ‘정상화’ 될 때 까지 개혁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박근혜 정부 5년간 강도높게,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 부총리는 공공기관 노조에도 힘을 보태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지금 공공기관의 부채와 방만경영 문제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이런 현실을 직시해 노조도 정상화 대책을 추진하는 데 협조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날 현 부총리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나태해진 공공기관을 겨냥해 강도 높은 질타를 쏟아내기도 했다. 과다 부채와 방만경영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공공기관의 대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번 조찬 간담회에서 이제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재정위험 관리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 이후 상당수 공공기관이 경영 혁신을 위한 비상체제를 만들고 허리띠를 졸라 맨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 기대와 달리 진행되었던 것은 부채 증가가 공공기관의 잘못만은 아니고 복리후생은 사업비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항변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다시한번 말하지만 파티는 끝났고 우리 모두 고지서에 답해야 할 시간”이라며 공공기관 부채 증가의 원인을 정부로 돌리는 일부 공공기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정부도 공공기관이 이런 상태에 이르게 된 책임이 있으므로 기관과 함께 방안을 찾고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저부터 공공기관 정상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비켜서거나 물러서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 공공기관장과 임직원, 노조도 반드시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