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계열사추적]하이트진로가 배당을 줄이면서까지 현금확보에 나섰다.
12일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홀딩스는 하이트진로산업(이하 진로산업) 지분 100%(160만주)를 손자회사 진로소주 지분 100%(48만22주)와 교환한다고 전일 공시했다. 진로소주는 하이트진로(주)가 100%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이다. 이번 주식 교환으로 지배구조 상 진로소주와 진로산업의 위치가 바뀌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이번 주식교환으로 차익을 얻고 배당금을 줄여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만큼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맞교환 대상인 진로소주와 진로산업의 주식가치는 각각 1083억원, 925억원이다. 하이트진로는 하이트진로홀딩스로부터 교환 차액 158억원을 현금으로 받는다. 특히 진로소주를 지주사에 넘기면 배당부담을 덜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의 주주는 하이트진로홀딩스 55.14%, 소액주주 1만7515명(31.86%)으로 구성됐다. 하이트진로가 올 3월 실시한 결산 배당총액은 약 847억원. 하이트진로홀딩스는 지분 절반 가량을 갖고 있으므로 465억원을 배당받았다. 하이트진로가 앞으로 지주사에 예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할 경우 배당금은 365억원으로 줄게된다. 약 100억원을 배당하는 진로소주가 지주사 밑에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가 지주사에 주는 배당금 365억원에 맞춰 배당총액을 결정한다면 결산 배당총액은 730억원, 약 117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진로소주를 넘기면 실적 자체에 변동은 없지만 배당을 줄일 수 있다”라며 “배당이 줄어든만큼 이익이 유보되고, 단기적으로 배당은 적어지지만 장기적으로 이익유보금을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즉, 하이트진로는 이번 거래를 통해 총 배당금을 축소하면서 재무재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이 증가하는 이익을 얻고, 지주사는 손실이 없지만 하이트진로 주주들은 경우에 따라서 배당손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아직 배당정책이 정해지지 않아서 말하기 어렵지만 배당범위는 급격히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