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 사는 김미영(37)씨는 지난주 희준(9), 희정(6) 자매와 부모님을 모시고 경주로 역사기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긴 시간을 낼 수 없어서 틈날 때마다 국내 문화관광을 즐긴다”면서 “최근 학부모 모임을 나가도 방학 때면 한 번씩 해외로 역사기행을 떠나는 엄마들이 늘고 있는데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이들에게 시간을 쏟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의 만족감도 부모 못지않다. 첫째 희준양은 “엄마랑 할머니랑 함께 여행도 하고 현지 문화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며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한국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는 문화·유적지 관광이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1박2일 코스로 다녀올 수 있는 유적지 관광은, 평소 바쁜 사회생활로 아이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을 통해 가족의 친목을 다지는 동시에 한국사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어 일석이조다. 최근에는 야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팍팍한 도심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여행을 즐기는 체험형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제주 올레길 ‘힐링’ 열풍 = 송종훈(43)·김정미(39)씨 부부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상현군과 매년 제주 올레길을 찾는다. 작년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상현군에게 올레길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힐링 코스다.
송씨는 “요즘 학교마다 현장학습체험 제도가 있어 분기별로 가족끼리 국내외 문화유적지 등을 꼭 둘러본다”며 “아들이 외국에서 온 지 얼마 안 돼 이번 겨울방학에는 올레길 코스를 돌아보며 가족 간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미씨도 가족 화합과 동시에 아들의 기본적인 소양 함양 및 도전정신, 배려심 등을 체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주 올레길은 지난해 5월 20코스가 개장됐다. 각 코스는 15km 내외로 한 코스를 걷는 데 평균 5~6시간 소요된다. 주로 해안지역을 따라 골목길, 산길, 들길과 오름 등으로 연결돼 있다. 도보여행지로 손꼽히는 제주 올레길은 전국적으로도 도보 여행 열풍을 일으켰다.
상현군은 “혼자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현지 문화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며 “이번 겨울방학에는 부모님과 함께 제주에 머무르며 올레길도 걷고 유적지를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야외 체험 통해 여유 즐기고 건강도 찾아 = 산림욕장 역시 가족들의 힐링 나들이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나무가 병충해 등 외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우리 인체에 스며들어 나쁜 균들을 없애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최근 늘어나는 아토피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해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울창한 숲 사이에서 가족들과 하룻밤을 묵으며 한 해를 정리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가파르지 않은 산길을 걸을 수 있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와 어르신들의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산림욕을 할 때 나오는 음이온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해 혈액순환을 돕는다. 천천히 숲속을 산책하는 것 자체로도 신체의 리듬이 살아나 몸의 면역력을 키워 준다.
최근에는 우울증,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치료 목적으로도 연구되고 있다. 산림욕은 아침이나 저녁보다는 점심 때가 좋다. 피톤치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발산량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가족끼리 건강한 산림효과를 누리고 싶다면 점심 때 1시간 정도 산책할 것을 권장한다.
지난주 청계산 산림욕장을 찾은 이선형씨(37) 가족은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를 위해 산림욕장을 찾았는데 도심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면서 “하룻밤 묵으며 덤으로 가족 관계도 더욱 돈독해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겨울방학 계획 1순위는 다이어트 = 매년 겨울방학 때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꼽는 계획은 ‘어학연수’와 ‘몸매관리’다. 학생들의 경우 짜여진 수업시간에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은 긴 반면 운동량은 적어 지방이 축적되기 쉽다. 따라서 겨울방학은 계획적으로 불어난 살을 뺄 수 있는 적기다.
최근에는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외모관리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생인 이들레(17세)양은 “뚱뚱한 몸매는 아닌데 요즘 워낙 마른 친구들이 많아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겨울방학엔 요가로 몸매를 교정하고 건강도 되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