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중수 “경상흑자 환율 때문 아냐…내년 흑자폭 줄어들 것”

입력 2013-12-1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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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정례회의를 열고 12월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키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7개월째 동결됐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환율 자체만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큰 요인은 기름값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수입 의존이 큰 나라에서는 가격 절하 영향이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물량보다는 가격 변화가 더 큰 변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 자체만으로 흑자폭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내년에는 흑자폭이 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내수와 수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 국내 경기가 개선됐고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한 것인지.

- 금리 변경은 여러 경제 상황을 판단해서 정하는 것이다. 소비자물가(CPI) 자체는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을 보면 이번 달 1.8%로 소폭이나마 상승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비슷하게 2.9% 수준이다. 명목 임금상승률도 4% 내외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봤을 때 시간이 흐르면서 지금보다는 물가가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성장도 전분기 대비 1.1% 성장했다. 금리 결정도 물가와 성장 등을 판단해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외신을 통해 당분간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 했다기 보다 현재 상황에서 여러 가지 더 노력해서 경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특정 변수를 가지고 경기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외 의존도가 높고 영향도 많이 받기 때문에 모든 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야 한다. 하나의 변수보다는 서로 혼합돼 나타나는 변수의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엔화 흐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엔저가 한국 기업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 한은이 다른 나라 통화가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단지 엔저가 지속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아베노믹스 이후 1년 간 엔화가 원화에 비해 20% 이상 절하됐다. 당시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철강, 가전, 자동차 등 직접 거래하고 수출하는 산업은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산업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최근 경상수지 흑자 가운데 무역흑자가 대부분이다. 국가적으로 잘 대처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잘 대처했다는 것이 부분적으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보는 것은 아니라서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면밀히 보고 있다. 사전에 주시해서 직접적인 대책보다 간접적인 대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 많다. 테이퍼링 때문이라고 보는지.

- 미국에서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든지 채권 투자 요인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며칠 동안 주식시장은 어느 정도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이었다. 테이퍼링 우려 때문에 국제금융 시장에 어느 정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그 폭이 크지는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우리의 경상수지 흑자폭을 줄이라고 언급했다. 원화 절상이 이를 해소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 보는지.

-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의 가장 큰 요인은 기름 값 등 원자재 가격이 떨이졌기 때문이다. 수입 의존이 큰 나라에서는 가격 절하 영향이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조사국의 분석에 따르면 물량보다는 가격 변화가 더 큰 변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선진경제에 대해서는 적자, 신흥경제에 대해서는 흑자를 보고 있는 상태다. 신흥경제권에 대한 흑자를 내기 위해 환율 변화를 유도하는 경우는 없다. 환율 자체만으로 흑자폭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년에는 흑자 폭이 좀 줄어들 것으로 본다. 내수와 수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수를 좀 더 진작시키는 것은 장기적으로 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안정에 도움이 된다.

△전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이 큰 관심거리인데 비트코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화폐라는 것은 거래의 수단으로서 적절한 것인지, 화폐의 단위로서 유효한 것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비트코인이 법정 화폐가 될 수 있는지, 민간 화폐로서 어느 정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이고 안전한 것인지 아닌지를 봐야하는데 여러 제약이 있다.

△미국이 내년에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주요국 통화정책은 엇갈릴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의 대책은. 또 지난 5월 금리를 내린 것이 아직 정책적으로 유효하다고 보는지.

-미국, 유럽, 영국, 일본 등 이른바 G4가 한때는 통화정책이 같은 방향으로 갔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국가도 통화정책의 효과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하 효과는 최소한 6개월 이후에 시작해 1년 정도 간다고 본다.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보고서가 나올 예정인지, 그리고 한은이 비트코인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는 하루 거래량이 3억원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나 정책을 강구하기보다 어떤 형태로 민간 부문에서 발전할 수 있을지 통화당국에서 유의 깊게 보고 있다. 한은은 사안이 있을 때마다 보고서를 낸다. 1년에 400건 정도 나온다. 보고서 중에 비트코인에 대한 분석도 나올 것인데 비트코인을 결제국에서는 결제 수단으로서, 통화정책국에서는 통화 수단으로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분야별로 분석을 시작하고 있고 입장을 언제 발표할지 말하기는 지금 너무 빠르다. 민간 화폐에 대해 중앙은행이 대책을 내놓는 게 얼마나 유효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해외에서 분석한 것도 많고 중앙은행 차원에서 해야 될 일은 나름대로 보고 있다. 자료 많이 모아서 분석을 시작했고 우리가 이 작업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서면 그때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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