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계열사 추적] 삼성전자가 사파이어 기판 제조업체 에스에스엘엠(SSLM) 지분 중 30%를 합작사인 일본 스미토모화학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이 사업 포기가 아닌 단순 지분 조정으로 협력적 관계는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에스엘엠은 최대주주인 삼성전자가 보유중이던 지분 50%(1100만주) 중 30.1%(662만2000주)를 스미토모화학에 매각했다고 전일 공시했다. 매각 금액은 주당 5000원으로 331억1000만원이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전자의 보유지분율은 19.9%로 줄었으며 스미토모는 80.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에스에스엘엠은 당초 삼성LED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사파이어 기판 수급 안정화를 위해 2011년 합작해 설립한 LED 조명용 사파이어웨이퍼 제조업체다. 삼성전자가 삼성LED를 흡수합병함에 따라 주주구성이 현재의 삼성전자-스미토모화학으로 변경됐다. 에스에스엘엠 설립으로 LED 산업의 잉곳에서 조명까지 수직계열화함에 따라 삼성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의미가 남다른 곳으로 평가됐다.
에스에스엘엠은 이후 수 차례의 증자를 비롯해 동우화인켐의 사파이어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섰다. 또 오는 2015년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정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경영실적은 목표에 크게 모자라며 부진하다.
에스에스엘엠은 설립 첫해인 2011년 매출 7억5500만원, 영업손실 33억9900만원, 순손실 22억100만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매출이 149억3800만원으로 늘었으나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는 각각 319억9700만원, 333억4100만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작년 말 현재 에스에스엘엠의 자본총계는 733억원으로 납입자본금 1100억원을 밑도는 일부자본잠식 상태이며 부채비율은 242%에 달한다.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올해 중반부터 삼성전자가 에스에스엘엠에서 발을 빼려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금번 지분매각으로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됐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지분 매각이 사업 포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지분 전부를 매각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매각은 양사의 합의하에 이뤄진 것으로 삼성전자는 소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 매각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미토모화학이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분을 매입하게 됐다”면서 “지분 매각은 단순한 지분 관계의 변화일 뿐 스미토모화학과 에스에스엘엠의 기본사업에 변화는 없으며 양사의 협력적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