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창업·벤처 육성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동안 창업과 벤처와 관련된 행사는 무수히 많았지만, 여러 대기업이 모여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기치로 벤처 육성에 힘쓰고 있는 만큼, 대기업들도 ‘제2의 벤처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플래닛 등 대기업은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창조경제박람회 부대행사로 개최한 ‘대기업 벤처육성 사업 설명회’에서 아이디어 육성부터 사업화까지 기업별 벤처 육성 프로세스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일상 속 작은 불편과 소외계층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창조적 아이디어 육성 프로그램인 ‘투모로우 솔루션(Tomorrow Solutions)’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공모전 형태로 진행돼 아이디어 제안부터, 직접 솔루션을 개발하고 실행하기까지 3단계 시스템을 통해 참여자들의 ‘창업가 역량’을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매년 공모를 통해 선발한 우수작을 대상으로 1년간 삼성전자의 각 분야 전문가 멘토링과 사업화 코칭 및 시제품 제작비용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폐휴대폰을 활용해 전기료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기와 애플리케이션, 버려진 유모차를 노인용 보행보조기구로 변환시키는 장치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적 가치도 추구하는 ‘소셜벤처 육성 플랫폼’을 발표했다. 예비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고 인큐베이팅하는 창업보육센터인 ‘서초창의허브’와 교육·멘토링·사업화 지원금 제공 등 전폭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인 ‘H-온드림오디션’을 통해 향후 5년간 200개 소셜벤처를 키우고 1500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서초창의허브, H-온드림오디션은 모두 기획단계부터 각각 3년, 5년의 장기사업으로 준비된 것이어서 창업팀의 사업성과가 실질적으로 확산되는 데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플래닛의 ‘상생혁신센터’는 예비 모바일 IT창업가들에게 유용하다. IT 전문인력 육성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동go동락’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소프트웨어 인재 5만여명을 배출, 270개의 프로젝트를 육성했다.
포스코는 ‘벤처파트너스’를 통해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초기 벤처기업들을 지원한다. 포스코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11년부터 지원해온 23개 벤처기업은 직원 수가 지원 전 186명에서 217명으로 약 14% 늘어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태윤 전경련 미래산업팀장은 “그동안 벤처·창업 관련 행사는 많았지만, 여러 대기업이 모여 벤처육성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이번 행사가 창업에 뜻이 있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로 활용돼 기업가정신이 다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