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중문화와 연예계에 무슨일이? [배국남의 대중문화읽기]

입력 2013-12-13 13:04 수정 2013-12-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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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복고’ 바람 거세…오디션 열기 식고 체험프로그램 대세

2013년 새해 벽두부터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전문가의 예상을 깨고 관객 1280만명을 동원했다. tVN ‘응답하라 1994’‘꽃보다 할배’, MBC ‘아빠 어디가’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봉준호 감독도 건재했지만 허정 감독 등 신예 영화감독들의 득세도 눈에 띄고, 10년 만에 앨범을 낸 조용필이 10대부터 장노년층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기의 폭발력은 대단했고, 논란 속 선을 보였던 촌스러운 복장과 어설픈 크레용팝도 삼촌팬의 열렬한 관심을 모았다.

대중의 정서에서부터 라이프스타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문화는 2013년 올 한해도 다양한 트렌드, 신드롬 그리고 아이콘이 등장했고 수많은 스타와 신인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2013년 방송과 음악,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트렌드는 ‘아버지’와 ‘90년대 복고’다. 아버지와 딸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아버지의 새로운 역할과 정체성을 살펴본 드라마 ‘내딸 서영이’가 40% 시청률을 올려 올해 가장 높은 인기를 얻었고, 아버지의 순수한 사랑이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적신 영화‘7번방의 선물’은 128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인순이의 ‘아버지’라는 노래가 다시 관심을 받았고, 아이와 함께 아빠도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아빠 어디가’는 하나의 예능 트렌드를 선도했다. 이처럼 올 한해 대중문화에 아버지 코드가 강력하게 드러났다.

지난해‘건축학 개론’,‘응답하라 1997’로 촉발된 90년대 복고 코드 역시 올해도 여전했다.‘응답하라 1994’를 진원지 삼아 서태지와 아이들, 015B 등 90년대 가수와 음악이 다시 관심을 받았고 농구대잔치나 떡볶이, 코트 등 90년대 스포츠와 패션 등이 재평가되며 2013년 생활 속으로 들어왔다.‘8월의 크리스마스’등 90년대 영화들이 다시 개봉되며 90년대 복고 열풍을 지폈다. 90년대 대학생활과 20대를 보냈던 X세대들이 중년층에 편입돼서도 문화상품을 왕성하게 소비해 이들을 겨냥한 90년대 복고는 각광을 받고 있으며 10~20대에게는 요즘 볼 수 없는 신선한 문화와 놀이 기제로, 30~40대에게는 젊은날의 추억을 소환하는 기제 역할을 하며 사랑받고 있다.

‘슈퍼스타K’로 대변되는 오디션 열풍은 올 들어 하향세 국면에 접어든 대신 예능의 사각지대로 여겼던 노년층 연예인들의 거침없고 의외의 날것을 보여준 ‘꽃보다 할배’,‘마마도’등 장노년 예능 프로그램과 군대와 육아 리얼 버라이어티가 눈길을 끈 것도 올해 두드러진 대중문화 현상이다. 또한 대중음악계를 평정한 아이돌들이 드라마와 예능, 뮤지컬에 이어 영화까지 본격적으로 진출해 아이돌 대중문화 독식현상이 심화된 것도 2013년 대중문화계의 뚜렷한 특성 중 하나다.

올해 드라마는 ‘내딸 서영이’를 제외하고는 대박 드라마가 등장하지 않은 대신‘미래의 선택’‘메디컬탑팀’등 4~5%대 흥행 참패의 드라마가 쏟아졌다.‘나인’,‘너의 목소리가 들려’,‘그겨울 바람이 분다’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고, ‘오로라 공주’로 대변되는 막장 드라마도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직장의 신’,‘여왕의 교실’,‘수상한 가정부’ 등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것들이 올해 하나의 드라마 트렌드를 이뤘다. 송혜교·이보영·주원 등이 스타성을 배가시키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고, 이종석·김우빈 등 신예스타들이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유재석과 강호동, 이경규의 활약이 예전만 못한 2013년 예능계는 ‘아빠 어디가’,‘진짜 사나이’,‘꽃보다 할배’로 대변되는 육아, 군대, 할배 예능이 눈길을 끌었고 김준호, 김병만 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아이돌 댄스 음악이 대중음악계를 장악하는 현상은 올해도 여전했지만 10년 만에 19집 앨범을 발표한 조용필이 새로운 음악과 독창성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끄는 신드롬을 일으킨 것을 비롯해 이승철·신승훈 등 대형가수들의 귀환과 이적 등 90년대 가수들의 음악이 사랑을 받았다. 또한 어설픔과 B급 취향의 크레용팝과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엑소가 음반과 음원 시장을 석권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 11월 29일 한국영화 관객은 1억1478만명을 기록해 지난해 세운 1억1461만명을 뛰어넘으며 한해 최다 관객 수를 경신한 2013년 한국영화계는 ‘7번방의 선물’에서부터 ‘설국열차’까지 다양한 내러티브와 장르 그리고 독창성으로 무장한 상업영화들이 등장해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억~40억원대의 중저예산영화 ‘7번방의 선물’,‘숨바꼭질’,‘더 테러 라이브’,‘은밀하게 위대하게’등이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공범’국동석, ‘숨바꼭질’허정, ‘감시자들’조의석·김병서,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몽타주(209만)’정근섭 등 신인감독들이 관객의 큰 사랑을 받은 것이 올 한해 한국 영화계의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관상’‘설국열차’‘변호인’의 송강호, ‘소원’‘감시자들’의 설경구,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 ‘숨바꼭질’의 손현주 ‘더 테러 라이브’‘베를린’의 하정우 등 연기파 남자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도 올 한해 영화계의 눈길 끈 현상이다.

올 한해는 일본의 우경화와 반한류의 본격화, 진부한 콘텐츠 등으로 한류가 주춤한 가운데 추자현 등 해외 현지 활동 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나는 가수다’,‘아빠 어디가’등 예능 포맷 수출의 활성화로 인한 포맷 한류가 급성장한 것은 한류에서의 성과로 꼽히고 있다.

올해 대중문화계를 이끈 연예인의 사건사고로 인한 인기의 부침도 여전했다. 조용필·송강호·설경구·엄정화·이보영·송혜교·한효주·이종석·김우빈·엑소·크레용팝 등은 맹활약을 펼쳐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성폭행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고영욱, 프로포폴 사건의 이승연·박시연·장미인애, 불법도박의 김용만·이수근·탁재훈·토니안·붐, 연예병사 복무 위반 등의 비 등은 스타성이 추락하거나 대중의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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