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르 켄트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가 북미 지역 경영진 물갈이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코카콜라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티브 카힐란 코카콜라 북미 대표가 회사를 떠나게 됐다고 밝혔다. 카힐란 대표는 한때 켄트 CEO의 후임자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카힐란 대표가 떠난 자리는 현재 글로벌 최고고객책임자(CCO)인 샌디 더글라스가 맡게된다.
다만 북미지역 보틀링사업은 폴 멀리건이 총괄하게 된다. 멀리건은 현재 일본과 라틴아메리카의 보틀링 관련 투자를 책임지고 있다.
이번 카힐란 대표의 사퇴 소식은 회사의 주력 시장인 미주시장 부진을 비롯해 브라질과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도 매출 성장세가 둔화한 이후 나온 것이다.
지난 1월 켄트 CEO는 카힐란을 북미 지역 대표로 임명했다. 당시 인사이동을 두고 시장은 켄트가 후계구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1년도 안돼 가차없이 칼을 빼든 셈이다.
켄트 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힐란 대표가 자신이 추구하는 다른 가치를 위해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면서 “카힐란이 북미 지역 사업을 담당한 동안 경제적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으나 시장점유율은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카힐란 대표가 물러나는 결정적 계기는 북미지역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미지역 영업이익은 지난 1~9월에 전년보다 8%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회사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 음료수 판매 성장세가 둔화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 웰빙 열풍으로 청량음료를 멀리하려는 경향이 커진 영향이다.
경쟁업체인 펩시코 역시 미국 음료수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로 북미 이외 글로벌시장을 총괄하는 아메트 보저가 켄트 CEO에 이어 회사의 2인자 자리를 굳히게 됐다고 WSJ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