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대자보 찢는 '일베', 인증샷도 사과문도 '익명'…"왜 당당하지 못하니?"

입력 2013-12-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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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일베

(온라인 커뮤니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온·오프라인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극우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들이 대자보를 훼손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대자보를 찢고 인증샷을 올리고 있으며 대자보를 붙인 여학생에게 성희롱 성격의 댓글까지 달아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7시 30분쯤 일베 게시판에 고려대학교 재학생이라고 주장한 '일베' 회원이 고려대 안암캠퍼스 이공대 후문에 붙은 대자보를 훼손하고 이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 회원은 "빨갱이들이 학교 망신 다 시키고 다니는 꼴 보기 싫어서 찢었는데 밥 먹고 오니 다시 붙여놨다"며 "질 수 없어서 다시 찢어버렸다. 새벽에 다시 가서 대자보 다 불태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훼손된 대자보 위로 '일베'를 상징하는 손 모양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이를 '인증'했다.

해당 대자보를 붙인 여학생에 대해 다른 '일베' 회원이 댓글로 "이샛별이면 보X냐?”라고 묻자 "아마 그런 듯 노오란 보X"라는 성희롱 성격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15일 새벽 4시쯤에도 서강대학교와 부산대학교에 붙어있던 대자보를 찢어 구긴 사진이 일베 게시판에 올라왔으며 중앙대학교 시설관리원이 대자보를 찢어 쓰레기통에 버린 사진도 올라왔다.

이같은 사진들이 올라오자 일베 회원들은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 "저런 XX 같은 것들 다 없애버려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 게시판에는 대자보를 찢은 학생을 비판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이에 문제의 게시글을 올렸다고 주장하는 한 고려대 학생은 15일 새벽 고파스에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제 생각과 다른 내용의 대자보여서 어찌할까 생각하다 반으로 찢게 됐다”며 “표현방식이 폭력적이고 경솔 했던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노오란 보X'라는 단어는 일베에서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많이 쓰인다"며 "대자보를 붙인 분에게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 미처 고려하지 못해 물의를 일으킨 점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변명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일베충은 대자보를 훼손할때도 변명을 할때도 당당하지 못하다" "진짜 반성했다면 실명으로 사과해라" "지식인이라는 사람이 수준이하의 모습을 보였다" "저래서 일베충이란 말을 듣는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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