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 동양그룹이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주)동양 주식 전량을 처분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동양그룹의 사금고 역할을 했던 동양파이낸셜대부가 그룹의 부실을 그대로 떠안으면서 모회사인 동양증권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지난 9일부터 5거래일간 (주)동양 주식 총 1000만주를 장내매도하면서 보유주식 수가 ‘0’가 됐다. 동양이 법정 관리를 신청한 지난 9월30일 당시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주)동양 지분 26.21%(6420만주)를 보유해 동양레저(36.22%)에 이은 2번째 대주주였다. 하지만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가 개시 결정됨에 따라 동양 그룹 주에 대한 매매가 개시된 10월8일 이후 장내매도로 처분하기 시작해 2달 만에 전량을 팔아치운 것이다.
동양사태 이후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보유한 동양시멘트 지분도 쪼그라들었다. 특히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인 9월30일에 동양시멘트 주식 23만주, 10월 1일에 54만주 등 총 77만228주를 장내에서 매도해 법정관리 신청 사실을 미리 알고 손실 회피를 위한 매각이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또 지난 11월 4일에는 반대매매 사유로 동양파이낸셜이 보유한 동양시멘트 주식 171만9772주(1.28%)가 처분됐다.
지난 2010년 말 (주)동양의 긴급 유상증자에 동양증권 차입을 통해 조달한 1605억원을 들여 참여한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이후 동양그룹의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동양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주)동양→동양인터내셔널→동양증권→동양파이낸셜대부→(주)동양’으로 이어지던 순환출자 고리가 완화됐다. 다만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주)동양의 최대주주인 동양레저(36.22%)의 지분 10%를 가지고 있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다.
그동안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자금 사정이 나은 계열사에서 돈을 빌려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그룹 부실 계열사에 지원하는 형식으로 사실상 동양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동양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98억원이었던 동양파이낸셜대부의 지분가치는 668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동양파이낸셜대부의 기업가치 1430억원어치를 감액 손실 처리한 것이다.
한편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자사의 채권영업 사업부문이 분사돼 2010년에 설립된 티와이머니대부 지분 10%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