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독점 규제를 강조하면서 외국기업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1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기업의 담합이나 불공정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NDRC는 물가관리와 반독점법 위반행위를 단속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국가기관이다. 이날 성명에서 특정 업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NDRC는 올들어 분유와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조사를 강화해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NDRC는 지난달 말 반독점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퀄컴 조사에 착수했다. 퀄컴은 세계 최대 모바일칩업체다. 퀄컴의 지난 3분기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49%에 달했다. 회사는 스마트폰 전용 반도체 판매와 더불어 통신기술 관련 특허 라이선스로 막대학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거스 리처드 파이퍼재프리앤드컴퍼니 애널리스트는 “중국에서 퀄컴의 지배적인 위치가 반독점 조사로 이어졌다”며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산업 육성에 나선 점도 조사 배경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또 NDRC는 지난 8월 다농과 미드존슨누트리션 등 분유업체 6곳에 대해 가격담합 혐의로 총 6억6900만 위안(약 12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에서 반독점 관련 사상 최대 수준 벌금이다. 지난 2008년 멜라민분유 파동 이후 외국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크게 뛰자 당국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중국에서 잘 나가고 있는 삼성과 애플도 올들어 관영 언론들이 열악한 애프터서비스(A/S)를 놓고 비난하는 등 역풍을 맞았다.
삼성은 지난 10월 A/S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 4월 팀 쿡 최고경영자(CEO) 명의로 중국 웹사이트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제품 보증기관 연장 등 개선안을 내놓았다.
자동차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8월 NDRC가 수입차의 가격이 부당하게 높은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중국 부정부패 조사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다. 사법당국은 지난 7월 GSK의 중국 내 뇌물 증여와 리베이트 등에 고강도 조사를 벌여 회사 고위 임원 네 명을 체포했다. 사정 여파로 GSK는 지난 3분기 중국 약품ㆍ백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1% 급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