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내 산업계 결산] 스마트폰·반도체 ‘홈런’… TV·디스플레이 ‘삼진’

입력 2013-12-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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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3분기에만 8840만대 판매… TV 판매 부진 대형 패널에도 영향

전자업계는 한국경제를 이끄는 대들보 역할을 올 한해 충분히 해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승승장구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냈다. 반면, 전자업계의 또 하나의 축인 TV와 디스플레이 업계는 장기 불황에 허덕이며 다소 힘든 시간을 보냈다.

◇스마트폰·반도체 ‘최강 한국’ 재확인 =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69조4200억원, 영업이익 28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올 연말까지 매출액을 합치면 연간 230조원, 영업이익은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만 놓고 봐도, 전 세계적인 업황 부진에도 사상 첫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기며 파죽지세의 힘을 발휘했다. 이를 견인한 것은 스마트폰과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지는 IM(IT·모바일) 부문과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3분기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78%, 영업이익의 86%를 합작했다.

먼저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내놓은 ‘갤럭시S4’와 하반기에 출시한 ‘갤럭시노트3’로 전 세계 1위를 굳혔다. 지난 4월부터 세계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한 갤럭시S4는 6개월 만에 40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전작인 갤럭시S3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속도다. 갤럭시노트3 역시 출시 2개월 만인 11월 말에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에 6940만대, 2분기에 7600만대, 3분기에는 8840만대를 판매해 분기마다 새 기록을 썼다. 또 삼성전자 DS부문도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2% 늘어난 2조6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몇년 새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다.

글로벌 D램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1조16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지난 12일 발표된 SK그룹 임원인사에서 SK하이닉스는 전체 30%에 해당하는 승진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LG전자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3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를 냈지만, 전략 스마트폰 G2와 구글과 함께 만든 레퍼런스폰인 넥서스5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올 3분까지 누적 스마트폰 판매량이 3440만대로, 2012년 연간 판매량(2620만대)을 훌쩍 넘어섰다.

◇우울했던 TV·디스플레이 =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환하게 미소 지은 반면 TV와 디스플레이는 우울한 한해를 보냈다. TV 수요가 정체되면서 대형 패널 판매까지 저조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TV 출하량은 총 2억2670만대로 지난해보다 약 4.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주식 IHS 소비자가전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선진국 평판 TV시장의 포화, 개발도상국에서의 CRT 매출 급락으로 올해 TV 출하량이 감소했다”며 “TV시장 출하량이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세계 1, 2위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줬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TV사업 수익은 부진했다. LG전자는 이미 TV사업부에 대한 인력 재배치와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임원인사에서 TV사업을 총괄하는 권희원 HE사업본부장(사장)이 낙마한 게 대표적인 예다. 지난 7월 TV사업본부 내 3개 연구소(TV연구소·미디어연구소·IT연구소)를 HE연구센터로 통합했고, 2월에는 TV사업부 수장을 바꾼 바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판매부진과 가격하락, 그리고 중국업체의 공세에 밀렸다.

시장조사기관인 위츠뷰에 따르면 55인치 LCD 패널 가격은 1월 513달러에서 지난달 475달러로 10개월 만에 40달러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42인치 패널 가격도 278달러에서 235달러로 하락했다.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1~3분기 전 세계 9.1인치 이상 대형 LCD 패널 시장(551억6000만 달러)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총 54억6000만 달러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업체들의 매출액은 261억2000만 달러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21.4%나 감소한 것으로 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LCD TV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재고가 높게 나타나고 있어 이들 업체의 재고조정이 이뤄질 경우 산업 전체의 패널 수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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