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내 산업계 결산] 독일차 돌풍… 국산차 내수 뒷걸음질

입력 2013-12-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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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판매량 작년보다 45% 증가… 현대기아차, 점유율 70% 겨우 넘어

▲현대차 울산공장 아반떼 생산라인.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의 돌풍이 거셌고, 쌍용자동차는 회생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 점유율이 뒷걸음질 치는 부진을 겪었다.

수입차는 11월까지 14만4092대가 팔려 연 15만대 판매 돌파가 유력해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9% 늘어난 수치다.

◇수입차 부상에 현대차 “안방 지켜라” = 수입차의 성장은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등 독일차 업체들이 이끌었다. 특히 폭스바겐은 지난달까지 2만4226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5.8% 성장했다. 폭스바겐은 ‘폴로’, ‘골프’ 등 2000만~3000만원대 차량을 잇따라 국내에 선보이며 수입차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BMW는 11월까지 3만773대를 팔아 부동의 1위를 지켰다. 9월에는 ‘뉴 5시리즈’ 7종을 한꺼번에 출시하며 내년에도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현대기아차는 내수시장 방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한해였다. 11월까지 현대자동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42.4%로 전년 동기보다 1.1%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29.9%를 기록, 지난해에 비해 1.5%포인트 감소했다.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72.3%로 올해에는 70%를 웃도는 점유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수입차의 거침없는 성장으로 현대기아차의 70%대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내년 내수시장 점유율이 60%대로 내려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내수방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초 고객 서비스 브랜드인 ‘블루 멤버스(BLUE members)’를 확대 개편했다. 주요 서비스는 현대차를 6회 재구매할 경우 차량 가격의 최대 3%(대당 200만원 한도)를 포인트 적립할 수 있게 했으며 외식, 쇼핑, 영화 등으로 포인트 사용 범위를 넓혔다. 이를 통해 고객의 현대차 충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쌍용차 부활, 한국지엠-르노삼성 뒷걸음질 =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는 쌍용자동차의 회생이 두드러졌다. ‘뉴 코란도C’를 앞세운 쌍용차는 11월까지 13만2378대를 팔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판매량이 21.6% 늘었다. 특히 6년 만에 분기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쌍용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하며 2007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 7억원을 올렸다. 내년에는 연간 흑자전환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를 제외한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의 성적표는 대체로 좋지 않았다.

한국지엠은 올해도 내수시장 점유율 10%를 넘지 못했다.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11월까지 13만3187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소폭(1.3%)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출은 70만7678대로 지난해에 비해 2.1% 줄었다. 유럽 경기 침체로 쉐보레 수출이 부진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달 초에는 제너럴모터스(GM)가 유럽에서 쉐보레를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지엠은 비상이 걸렸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쉐보레는 대부분 한국지엠이 생산하는 만큼 수출이 끊기면서 생산물량이 최대 25% 줄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80만639대의 완성차 판매물량 중 23.4%인 18만6872대를 유럽에 수출했다.

7년째 신차가 없는 르노삼성자동차도 내수시장에서 부진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은 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5만2101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7% 판매량이 줄었다.

내년에는 신차 ‘QM3’를 본격 판매하며 내수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QM3가 많이 팔린다 해도 수익성 개선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QM3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이 아닌 유럽에서 생산된 르노의 ‘캡처’를 수입 판매하는 상품인 탓이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보다는 르노가 이익을 챙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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