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출구전략을 개시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현행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오는 2014년부터 적용된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 2008년부터 양적완화(QE)를 시작한 이후 5년 만에 시중에 공급하는 유동성을 줄이게 됐다. 모기지담보채권(MBS) 매입 규모는 종전의 40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로, 국채는 45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줄어든다.
연준은 3차 양적완화로 매월 85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보부채권(MBS)과 국채를 매입해 왔다. 지난 5년간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으로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2007년 8690억 달러에서 4조 달러로 확대됐다.
연준은 FOMC를 통해 정책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했다.
연준은 실업률이 6.5%를 웃돌고 인플레이션율 전망이 2.5%를 넘지 않는 한 금리를 유지하겠다면서 초 저금리 기조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를 통해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전문가들은 연준이 실업률 목표치를 6.0%로 낮출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나스닥과 S&P500지수가 이날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는 등 시장은 연준의 출구전략 발표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1.84% 뛴 1만6167.97로, S&P500지수는 1.66% 오른 2810.65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4070.06으로 1.15% 올랐다.
자산매입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고 연준의 경기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프리 로젠버그 블랙록 수석투자전략가는 “연준이 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을 시장에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달러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중 104엔대를 넘어서면서 달러 가치는 지난 2008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5bp(1bp=0.01%) 상승한 2.89%를 나타냈다.
출구전략이 7개월 만에 윤곽을 드러내자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근접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19일 오전 9시 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6.70포인트(0.85%) 오른 1991.33 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상승 영향으로 인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55원 오른 1,053.8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19일 오전 박원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열고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한은이 취해야 할 방안을 논의했다.
박 부총재는 “(시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고, 규모도 시장이 예상한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차분하게 반응했다”며 “다만 양적완화 축소로 향후 금융시장 전개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앞으로 상당한 경계감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