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샤이니 종현, 스타 SNS의 착한 사례- 유혜은 문화부 기자

입력 2013-12-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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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름으로 불려도 안녕하지 못합니다.’

최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중 하나이다. 성공회대 재학생 강은하씨는 이 대자보를 통해 성적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룹 샤이니 멤버 종현은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에 강은하씨의 대자보를 내걸었다. 이는 놀라운 파급력을 보여줬다. 세상 돌아가는 일을 외면하고 있던 사람이라도 ‘내 스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의 의식 있는 행동이 화제를 모으면서 샤이니의 팬이 아닌 일반인들도 호기심을 관심으로 발전시켰다. 뿐만 아니다. 92만여 명의 전 세계 팔로워들이 한국의 현안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스타들의 SNS는 득보다 실이 많았다. 짧은 생각에서 비롯된 한순간의 경솔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경우가 끝없이 발생했다. SNS는 스타와 대중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실현시키는 가장 좋은 도구이면서도, 동시에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종현의 사례는 어떻게 하면 스타가 SNS를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는 K팝 스타란 사실은 그의 작은 행동 하나에 커다란 힘을 실었다. K팝 스타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그러나 한 아이돌 멤버의 용기가 세상에 파문을 일으킬 때 스스로를 극우 보수 성향이라 주장하는 일베 회원들은 종현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샤이니 팬클럽 사이트에 여성의 나체 사진을 게재하는 등 저급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대자보를 몰래 찢고 인증샷을 남기며 즐거워하는 그들의 수준에 부합하는 모습이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힐 줄 아는 사람과, 모니터 뒤에 숨어서 사이버 테러를 하는 사람 중 어느 쪽이 ‘정상인’인지는 굳이 가려낼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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