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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청담동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용준형은 진지하고 생각이 깊었다. 그의 목표는 확실했다. 자신의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는 것, 한 가지였다.
“‘플라워’란 곡을 쓰게 된 이유는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워요. 느낌이 왔어요. 다른 곳에서 영감을 얻기보다는 제 안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냈어요. 혼자서 계속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잠들기 전 누워서도 ‘어떻게 할까’ 고민했죠.”
그는 곡을 만들면 항상 비스트 멤버들에게 들려준다. ‘내 곡을 어떻게 생각할까’, 조마조마한 순간이다. 멤버들은 ‘플라워’에 누구보다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다음 앨범에 꼭 넣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더라고요. 비스트를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 아니라 하고 싶은 대로 내 곡을 써보자는 생각에서 나왔는데 멤버들이 너무 좋아해줘서 기분은 좋았어요.”
용준형은 가장 먼저 솔로로 데뷔한 양요섭, 현아와 트러블메이커로 다시 뭉친 장현승에 이어 비스트 개인 음악활동의 세 번째 주자이다. 앞서 멤버들이 음원 차트를 강타하는 등 좋은 성성적을 거뒀기에 자신의 활동에 부담감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중을 사로잡고 이슈가 되는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어본 적은 없어요. 제꺼 할 때만큼은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생각이 강해요. 그게 음악하면서 제 꿈이기도 하고요. 거기에만 의미를 뒀어요. 다른 멤버들보다 눈에 보이는 성적이 안 좋다고 해서 자괴감에 빠질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잘 된다’의 기준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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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준형은 결코 스스로에게 관대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직 미숙한 점이 많고, 좀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는 항상 고민하고 있었다.
“어느 한 부분을 집어내기는 어려워요. 편곡할 때나 가사를 쓸 때, 전체적인 구성을 하나하나 진행할 때 단계마다 막히는 부분도 많고요. 작업할 때는 잘 삐뚤어져요. 제 스스로도 ‘왜 이렇게 컨트롤이 안 될까’ 싶을 정도로 삐뚤어질 때가 있어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음악적 동지인 작곡가 김태주는 ‘삐뚤어진’ 용준형을 바로잡아주곤 한다. 그는 김태주를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무한한 신뢰가 느껴졌다.
“왜 둘이서 작업을 계속 같이 하냐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전 그 친구랑 따로란 생각을 아예 안 해요. 처음부터 하나로 시작한 거죠. 제가 음악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그 친구와 헤어질 일이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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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이란 굴레는 용준형이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이다. 하지만 그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 그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이들에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그분들에게 ‘이렇게 봐주세요’ ‘이렇게 해주세요’ 하는 것보다는 음악으로 극복해 나가야한다고 생각해요. 엄청난 히트곡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없어요. 제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는 일도 아직 벅차고 어려우니까요.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는 초심을 깨고 싶지 않아요.”
올해 용준형은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였다. 정규 2집을 발매한 비스트 컴백 활동, 끝없이 이어진 해외 활동, 드라마 ‘몬스타’(tvN) 촬영, 그리고 지금 솔로 활동까지. 그야말로 쉴 틈 없는 시간이었다.
“내년이 기대돼요. 제가 얼마만큼 할 수 있을까 궁금하거든요. 내년엔 올해보다 더 바빴으면 좋겠어요. 젊을 때, 할 수 있을 때 미친 듯이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