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나선특구 카지노 등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다 잠적한 장성택의 측근 200여명을 검거하기 위해 중국과 대대적인 공조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양국의 공조수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여권의 한 탈북 고위관계자는 지난 18일 북한의 현직 보위부 핵심간부가 자신에게 이같은 내용을 직접 제보했으며, 여러 경로로 제보를 검증한 결과 신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정보당국인 보위부와 중국의 국가안전부(MSS)는 수사협조를 통해 중국에서 처형된 장성택의 측근들을 검거하기 시작했으며 현재까지 몇 명을 붙잡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위부 고위간부에 따르면 잠적한 측근들은 북한에서 공식 직책을 가진 자들이 아닌 장성택의 비선라인으로, 주로 장성택이 독점 운영해 온 나선특구 카지노를 홍보하거나 비자금 관리를 위해 중국에 머물러왔다. 이들 중에는 북한주민 신분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중국 현지인 등으로 신분을 ‘세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잠적한 이후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미국 등에 망명을 희망하고 있지만, 북한과 중국의 공조수사로 망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으로 망명을 신청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이 카지노 운영 등을 통해 모은 비자금의 규모는 작게는 6억 달러에서 많게는 6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이 비자금 회수를 위해 보위부 등을 통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친중 성향의 장성택이 처형되면서 양국의 사이가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 달리 중국이 북한과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장성택이 운영하던 카지노에 중국 고위 관료들이 자주 드나드는 점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연길 교통국의 한 간부는 최근 이곳에서 700만위안(한화 약 12억2000만원)을 탕진해 총살을 당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관료들의 도박 자금 출처를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