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에너지업체의 셰일 투자 열풍이 가라앉을 조짐이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시노펙),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 3대 에너지업체가 올들어 해외의 일반 석유와 천연가스 자산 인수에 320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입했다고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금융정보제공업체 딜로직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CNPC는 올해 브라질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브라스의 페루 석유시추전 등 해외 에너지자산 인수에 190억 달러를 썼다.
중국은 그동안 북미에서 풍부하게 나오는 셰일유와 셰일가스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 에너지업체들이 지난 2008년 이후 셰일유·가스 자산 인수에 쓴 돈은 440억 달러가 넘고 대부분 북미 지역에 집중됐다고 딜로직은 전했다. 중국도 셰일유와 가스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추정되나 이를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다. 이에 인수를 통한 기술이전을 염두에 뒀던 것이다.
그러나 북미 셰일자산을 인수하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판매하기가 어렵고 중국 내 개발도 요원한 상황이어서 다시 일반적인 석유와 천연가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아디 카레브 딜로이트 글로벌 석유·가스 부문 대표는 “중국 업체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셰일유와 가스를 자국에 들여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제 이들은 훨씬 생산하기가 쉽고 빠른 일반 석유와 가스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로펌 시들리오스틴의 톰 디건 파트너는 “중국 기업들의 북미 셰일자산 인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그러나 셰일자산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시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에너지기업들은 셰일유 관련 운송과 서비스 등 다른 사업에 눈을 돌릴 것”이라며 “이들 부문에서 여전히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익혀야 할 노하우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