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85만명 개인빚 갚아줬다

입력 2013-12-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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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최대 93만명…도덕적 해이 논란

올해 정부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85만명의 개인 빚을 갚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구제 대상이 최대 93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등 국가가 개인 빚을 갚아주는 풍조가 만연함에 따라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서민의 부채는 더 늘어나는 등 살림살이는 전반적으로 궁핍해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캠코, 신용회복위원회 등 각종 기관을 통해 85만명의 개인 채무를 줄여줬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60만~70만명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행복기금을 포함한 서민 구제 지원 사업이 생각보다 잘 진행돼 수혜자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는 한국장학재단 채권매입을 통한 대학생 구제 등 대상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말 시작된 행복기금의 경우 11월까지 26만4천362명이 신청했고 23만1천622명이 지원을 받았다. 연말까지는 지원받는 사람이 1만여명 정도 추가로 늘어날 전망이다.

행복기금의 또 다른 형태인 저금리 대환 대출 '바꿔드림론'은 올해 들어 지난 11월까지 5만2천940명이 혜택을 봤다.

'서민금융 3종 세트'인 미소금융(2만9천191건), 햇살론(19만8천578건), 새희망홀씨(17만2천239건)의 저리 대출을 통한 채무 조정 수혜자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40만명에 달한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과 개인워크아웃도 대상이 확대되면서 수혜자가 올해 말까지 9만7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보증기금의 지원도 연말까지 1만명이 예상된다.

하우스푸어(내집빈곤층) 지원을 위한 은행권 자체 프리워크아웃과 경매 유예제도 활성화로 하우스푸어 2만여 가구가 지원을 받았다. 주택금융공사의 채무정리 특별 캠페인으로 2천694명이 혜택을 봤다.

기술보증기금의 '재도전 기업주 재기 지원보증'도 74개사에 달했다.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 도산한 중소기업의 연대보증 채무 조정도 올해 처음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1천125명의 연체 정보 등 불이익 정보를 삭제했고 140명은 개별 채무 조정을 해줬다.

내년에 정부의 서민 구제는 올해보다 확대돼 93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행복기금의 경우 한국장학재단 채권매입을 통한 대학생 5만5천명, 민간배드뱅크 33만명 등 대상자가 38만5천명이나 늘게 된다.

신용회복위의 사전채무조정 및 개인워크아웃은 10만명, 기술보증기금의 재도전 기업주 지원보증은 90개사로 확대된다. 신용보증기금은 내년에 지원 대상을 1만1천명으로 늘린다.

문제는 서민의 부채가 계속 늘고 국민에게 '빚은 갚지 않아도 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준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11월 말까지 개인회생 신청은 9만6천412건으로 지난해 9만368건을 이미 넘어섰다. 올해 연말까지 10만건 돌파가 확실시된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파탄에 직면한 개인채무자의 채무를 재조정해 파산으로부터 구해주는 제도다.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이 올해 급증한 것은 그만큼 재정적 고통을 겪는 국민이 늘었다는 뜻이다.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 저소득 계층의 부채 규모는 1천246만원으로 전년보다 24.6% 커졌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 가구의 부채도 3천330만원으로 16.3% 증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도덕적 해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정부의 서민 구제 정책으로 많은 사람이 자활의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부당한 수혜자가 없도록 하면서 지원을 계속 늘려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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