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지주가 증권업계 자산규모 1위인 우리투자증권의 새 주인이 되면서 증권업계의 새판짜기도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 규모 1위인 우리투자증권을 품은 NH농협지주가 명실공히 증권업계 1위 ‘초대형 증권사’로 부상하는 가운데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 내년 시장에 매물로 나올 KDB대우증권도 누가 인수하는지에 따라 증권업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증권업계 매물 대어로 꼽히는 현대증권 인수전엔 현재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 등이 거론된다.
현대증권은 자산 규모 5위권에 드는 대형 증권사인 데다 운영시스템과 리테일망이 잘 갖춰져 있어 인수가 성사될 경우 단번에 상위권 운용사로 거듭날 수 있다.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계열 증권사 HMC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임기가 남은 제갈걸 대표 후임에 김흥제 IB본부장을 임명하면서 현대증권 인수전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
이에 대해 HMC투자증권 측은 “이번 CEO 내정은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정해진 것으로, 금융 계열사의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단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조기 매각이 결정된 자산 10위권 동양증권 인수전도 뜨거운 감자다.
현재 매각 작업을 위한 대표주관사 선정이 진행 중인 동양증권의 경우 대만계 유안타증권, KB금융지주가 관심을 표명했다. 지난 10월부터 인수 추진설이 불거지는 롯데그룹 역시 유력 잠재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동양증권 측은 “매각 작업을 위한 주간사 선정이 1순위이고 주간사가 대주주에게 시나리오를 제시, 시장에서 인수 의향 업체를 찾아내 그쪽에 딜을 진행, 우섭협상대상자 선정과 실사 등을 거칠 것”이라며 “기본적인 방침은 공개 매각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과정에서 매물이 공론화될 것으로 보이는 KDB대우증권도 벌써부터 관심을 표명하는 업체들이 여럿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황 자체가 최근 불황인 데다 과거 대비 라이선스 가치가 떨어졌다고 해도 재계나 외국계 사모펀드 등 국내 증권사에 대한 메리트를 인지하고 인수하려는 주체들이 아직도 많은 상황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 올 들어 연이어 매각이 불발된 리딩투자증권은 최근 대주주인 동화그룹이 직접 인수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대주주변경신청서를 접수시킨 상태다.
이 밖에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고배를 마신 파인스트리트도 증권업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하려는 비전을 가진 만큼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을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