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국외 10대 뉴스] 셧다운·테이퍼링… 미국발 이슈에 글로벌 경제 요동

입력 2013-12-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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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은 글로벌 경제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해였다.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썼던 미국은 지난 3분기에 4%대의 성장률을 회복하며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서의 체면을 세웠다. 유럽은 지긋지긋했던 재정위기에서 벗어나며 회복을 본격화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는 전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출구전략에 나섰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면서 기존 통화체제에 대한 반발이 심화했고, 여성들이 정치권과 재계의 수장으로 대거 올라서며 ‘우먼파워’를 과시한 해이기도 했다. 올해에는 또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타계하는 등 ‘별’들이 떠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정학적으로는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 등 주요국의 영토분쟁이 가열됐다.

1 버냉키의 결자해지… 美 출구전략 시작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출구전략을 개시했다.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매월 850억 달러인 자산매입 규모를 750억 달러(약 79조5800억원)로 100억 달러 축소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를 가리키는 테이퍼링은 올해 세계 경제를 뒤흔든 이슈였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5월 테이퍼링을 처음 언급하자 신흥국은 통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요동쳤다.

연준이 올해 마지막 달에 출구전략을 개시하면서 특히 신흥시장은 지난 여름의 혼란이 재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내년 1월 퇴임하는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세 차례의 양적완화를 실시했으며 출구전략 개시를 통해 자신의 일을 마무리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2 시진핑리커창 시대 개막… 中 개혁 10년 대장정

중국의 앞으로 10년을 책임질 시리(시진핑-리커창) 시대가 개막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시진핑을 후진타오의 뒤를 잇는 국가주석으로, 리커창을 원자바오 총리의 후임으로 각각 선출했다.

전임자인 후진타오는 이미 지난해 11월 군부 수장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시진핑에게 물려줘 시 주석은 전임자들에 비해 빠르게 권력을 장악힐 수 있었다.

시진핑과 리커창은 지난 11월 열린 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앞으로 10년간 중국 개혁개방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개혁 문호를 넓히는 리코노믹스를 실시해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 주석은 중국판 국가안보회의(NSC)인 국가안전위원회를 관장하면서 덩샤오핑 이후 최대 권력자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3 ‘아베노믹스’ 엔저 타고 닛케이지수 50% 껑충

올해 일본경제가 아베 신조 총리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거침없이 질주했다.

아베는 지난해 12월 26일 총리에 취임하고 나서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정부 재정확대 정책, 일본 경제 구조개혁 등 ‘세 개의 화살’전략을 실시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아베노믹스에 발맞춰 지난 4월 취임 이후 “앞으로 2년 안에 물가상승률 2%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본원통화 공급을 두 배 확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년간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약 50% 오르고 달러 대비 엔 가치는 25% 하락하는 등 아베노믹스 효과가 가시화됐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9% 올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1.1%로 전분기의 3.8%에서 둔화했으나 4개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4 ‘셰일가스’ 열풍… 중동 에너지패권 흔들

올 한해 미국의 셰일가스 붐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지반 내부의 퇴적암인 ‘셰일’에 매장된 천연가스인 셰일가스는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했다.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과 상업화에 앞장서면서 향후 중동 중심의 에너지 패권시대가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국에 매장된 셰일가스 양은 세계 2위로 개발 속도가 빨라지면 미국이 2016년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바뀔 수도 있다. 환경문제에서도 셰일가스는 기존 화석원료에 비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적다. 원유에 비해 셰일가스 가격이 3분의1 정도여서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미 정부도 차세대 에너지원인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이다. 60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철강산업의 특수 등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셰일가스 매장량에서 세계 1위이나 채굴기술 부족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또한 복잡한 지형으로 인해 개발이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5 유로존 2분기 성장률 0.3%… 침체터널 탈출

2010년 무렵 그리스에 재정위기가 들이닥친 이후 그 여파에 힙쓸렸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올 들어 경기 침체의 바닥을 치고 경제위기 패닉에서 벗어나고 있다.

유로존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0.3%를 기록해 경기회복 기대를 높였다. 3분기 성장률은 0.1%로 전망치인 0.2%와 전 분기의 0.3%에서 하락해 경기성장이 다소 추춤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201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1%로 제시하고 올해 전망치인 마이너스(-)0.4%에서 오름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성장률은 1.7%가 될 것으로 EC는 전망했다.

유로존은 재정위기로 9개 분기 연속 경기가 위축했으며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스페인은 국제신용평가단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로 인해 이들 국가는 뼈를 깎는 재정감축으로 위기극복에 나서야 했다.

6 美정부 17년만에 셧다운… 한때 디폴트 위기

올해 미국 정부가 1995년 이후 17년 만에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를 겪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개혁안(오바마 케어)을 둘러싼 정치권의 극한 대립으로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 연방정부가 2014 회계연도가 시작된 10월 1일부터 16일간 셧다운돼 업무와 기능이 부분적으로 정지됐다. 채무한도 재조정 협상도 난항을 겪으면서 사상 초유의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져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미국 정부가 예산안과 부채 한도 증액에 협상하지 못하면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셧다운으로 인한 피해액이 250억 달러(약 25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하면서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 상원은 지난 18일 2014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2차 셧다운을 피하게 됐다.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과 패티 머레이 상원 예산위원장은 2014·2015년 회계연도 예산 합의안을 마련했다.

7 비트코인 1년새 100배 폭등… 거품 논란도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돌풍이 거센 한해였다. 올 1월 13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질풍노도의 폭등세를 보이면서 11월에는 1200달러를 웃돌았다. 상승률은 100배에 육박했다. 비트코인은 신분노출없이 사고팔 수 있는데다 국내외 거래에서 수수료가 붙지 않는다. 또한 법정통화를 발행하는 개별국가의 중앙은행과 같은 통제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비트코인으로 등록금을 받는 대학이 등장하고 비트코인만으로 해외여행을 즐기는 등 실제 통화처럼 사용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금으로 구매할 수도 있지만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코드값을 풀 경우에도 제공된다. 발행총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지만 1개의 비트코인이 분할되는 방식으로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과 프랑스, 노르웨이를 비롯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잇달아 비트코인의 잠재적 리스크를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의 강력한 규제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700달러선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8 댜오위다오·방공식별구역… 동북아 영토분쟁

한국ㆍ중국ㆍ일본 동북아 3국간 영토분쟁이 극심했던 한해였다.

일본이 지난해 9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내 개인 소유였던 3개의 섬을 국유화하면서 시작된 중ㆍ일 간의 영토분쟁은 올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해상에서 벌어졌던 중ㆍ일 신경전은 상공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으며 중국이 새로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한국의 이어도까지 포함되면서 한ㆍ중 간의 영토분쟁으로 번졌다.

방공식별구역은 군사·안보 목적으로 영공 외곽 일정 지역 상공에 설정하는 공중구역으로 국제법상 인정되는 영공은 아니지만 영공 방위를 명분으로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은 일본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 조치였다. 아울러 중국 주변에 정찰기를 보내 수시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는 미국 정찰기의 접근을 막으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한ㆍ중ㆍ일을 방문해 방공식별구역 문제 해결을 위한 조율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9 앙겔라 메르켈·재닛 옐런… 글로벌 여풍당당

글로벌 정치·경제무대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독일의 마거릿 대처’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독 출신 여성이었음에도 대연정 구성에 합의하면서 3선에 성공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을 제치고 유럽 최장수 여성 총리가 됐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당시 타고난 리더십으로 독일 경제는 물론 유로존 회생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차기 의장 지명자도 남성 중심인 금융계의 유리천장을 깨고 미국 역사상 첫 여성 경제대통령 자리에 지명됐다.

여풍(女風)은 재계에서도 거셌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와 멕 휘트먼 휴렛팩커드(HP) CEO는 경영 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를 부활시키는 선봉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국 자동차 빅3 중 하나인 제너럴모터스(GM)의 105년 역사상 첫 여성 CEO가 된 메리 바라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10 마거릿 대처·넬슨 만델라 타계… 지구촌 애도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와 ‘인권의 상징’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올해 유명을 달리했다.

지난 4월 8일 향년 67세로 타계한 대처 전 총리는 영국은 물론 유럽 전체에서 첫 여성 총리가 된 데 이어 3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재임 기간 강력한 긴축재정으로 장기 불황에 빠진 영국 경제를 일으켜 세워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개혁을 위해 복지를 축소하고 노동조합을 탄압해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지난 5일 향년 95세로 영면에 들어간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은 남아공 역사상 최초로 민주 선거를 통해 뽑힌 첫 번째 흑인 대통령이다.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 폐지를 추진하다 27년이라는 긴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는 1993년 노벨평화상를 수상했으며 이듬해 대통령직에 올라 남아공 국민 대화합을 위해 노력했다. 타계 소식을 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구 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용기 있고, 매우 선한 인물 한 명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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