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보다 법인 증여시 절세 효과
[오너지분변동]한양증권 창업주 부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전부를 자식이 아닌 법인에 넘겨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해당 주식을 수증 받은 회사는 오너 일가가 사내·사외이사로 등기돼 있는 곳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지난 24일 백경순씨가 보유하고 있던 보통주 94만8234주(7.45%)와 우선주 8만2890주(15.79%)를 모두 에이치비디씨에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증여가 이뤄진 시점은 20일로써 당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증여 주식은 63억6000만원 규모다.
이번 증여로 에이치비디씨(보통+우선주 지분율 7.78%)는 한양학원(16.23%), 백남관광(10.77%)에 이어 한양증권의 3대주주로 단숨에 올라섰다. 이밖에 장남인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도 한양증권 지분 3.89%를 갖고 있다. 주식을 증여한 백씨는 한양학원·증권 등의 창업주 고 김연준 한양대 이사장의 아내로서 한양증권 2대주주인 백남관광의 최대주주(50.8%)이기도 하다.
에이치비디씨는 1982년 설립된 곳으로 신문 발행 및 판매, 신문 광고 업무 대행, 문화 및 교육사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자본금은 5000만원으로 발행주식총수는 1만6000주이며 증여가 이뤄지기 직전인 12월13일 에이치비디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해당 회사의 지분관계는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오너 일가가 사내·사외이사로 등기돼 있다는 점에서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로 추정된다. 에이치비디씨에는 이번에 주식을 증여한 백씨가 12월13일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또 장남인 김종량 한양학원 이사장이 1993년부터 이사로 등기돼 있으며 2011년 5월부터는 사외이사로 등기돼 있다.
업계에서는 백씨가 아들 김종량 이사장이 아닌 일개 법인에 주식을 증여한 것을 두고 세금을 아끼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상장사 주식을 법인에게 매각하거나 증여하면 개인에게 증여할때 보다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세무당국은 30억원을 초과하는 상장사 주식을 증여할 경우 초과금액의 50%를 세금으로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법인에 넘기게 되면 최대 22%의 법인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부과한다. 2억원 이하는 10%, 2억~200억원은 20%, 200억원 초과시 22% 세율이 적용된다. 이를 적용해보면 아들에게 증여시 부과되는 세금은 16억8000만원, 법인은 12억7200만원으로 4억원 가량의 세금을 아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한양증권 관계자는 “증여와 관련돼 공시를 통해 증여가 이뤄진 것을 확인했을 뿐, 증여가 진행된 목적이나 사정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