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말 인사 키워드는 ‘여풍’

입력 2013-12-3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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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기업은행장 시작으로 신순철 신한銀 부행장보 임명... 하나금융 김덕자 전무 등 4명

금융권 연말 정기인사에서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고 있다. 첫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이후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여성들의 승진을 차단하던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잇따라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선주 기업은행장을 필두로 하나·외환·신한·농협 등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보험·카드업계까지 전 방위적으로 최초의 여성 임원이 연이어 배출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29일 인사에서 4명의 여성 임원이 나왔다. 김덕자 하나은행 본부장은 전무로 승진해 금융소비자본부장을 맡게 됐다. 외환은행에선 최동숙 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해 소비자권익보호 최고책임자에 올렸다. 하나은행의 천경미 본부장이 전무로, 정현주 서청담지점장이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신한은행은 앞서 27일 인사에서 창립 이후 첫 여성임원으로 신순철 부행장보를 신규 선임했다. 농협은행 역시 최초의 여성 본부부서장으로 문갑석 수탁업무부장을 발탁했다. 국민은행도 올해 WM사업본부에 박정림 전무를 승진 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승진한 김옥정 WM사업단 상무가 있다. 지방은행에서도 최초의 여성 본부장이 탄생했다. DGB금융은 지난 26일 양현숙 시너지영업추진단장을 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보험, 카드업계도 여성 인력을 중용하는 사례가 확산됐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은 보험업계서 유일한 여성 최고경영자(CEO)다. 삼성생명에는 남대희 상무, 자넷 최 상무가 포진돼 있다. 교보생명에는 황미영, 허금주 상무가 여성 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전경혜 BC카드 경영기획본부장(CFO), 이인재 삼성카드 전무, 박주혜 삼성카드 상무도 올해 승진했다. 지난 27일 현대차그룹 임원 인사에서는 현대카드의 이미영 CLM실장이 이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현대라이프의 이주연 마케팅실장도 이번에 이사대우로 발탁됐다.

한편 일각에선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시중은행 18곳 전체 여성임원 비율은 3.9%(2월말 기준)에 그쳤다. 이중 외국계 은행을 제외하면 여성임원 비율은 0.5%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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