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양계 시장에서 비상의 날개를 펴다… 친환경 대형육계

입력 2013-12-3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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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40

최근 닭고기 시장에 주목할 만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닭고기 다리와 날개에서 가슴살로 소비의 무게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다이어트 열풍이 바람의 진원지였다.

국립축산과학원의 천연항생제 활용 대형육계 생산 실증화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이 같은 시대적 변화를 적극 수용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국립축산과학원 김동운 연구사는 본 사업의 목적에 대해 “친환경 대형 닭고기의 생산과 유통체계를 확립해 육계산업 경쟁력 제고와 함께 부분육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친환경 대형 닭고기 시장을 선점하라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소비자들의 닭고기 소비 형태에도 변화가 생겼다. 건강에 대한 관심 덕분에 친환경 육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닭가슴살이 다이어트용 식재료로 각광을 받게 되면서 그 선호도 역시 부쩍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육계 생산체계는 비교적 소형인 1.6kg 닭고기 생산에 맞춰져 있다. 일반 닭은 대형육계에 비해 가슴살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일반 닭으로 부분육 소비물량을 맞추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기존 일반 육계는 부분육 생산이 적어 수입량이 급증하게 되었다. 부분육 수입 물량은 2008년 6만 2,091톤에서 2012년 11만 8,142톤으로 늘어났고, 국내산 부분육 유통비율은 전체 부분육 시장의 25%에 불과하다.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 부분육에 맞서 국내 시장을 지켜내려면 국산 대형육계의 생산기반과 부분육 가공체계 구축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친환경 대형육계 생산을 위한 사육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제품 공급의 기반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육계산업은 항상 발전하고 성장했다. 친환경 고품격 대형육계 생산 시스템의 보편화는 육계산업 발전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육계 생산에서 가공 및 유통까지 일원화

친환경 대형육계의 생산 시스템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사육뿐 아니라 가공 및 판매 시스템이 상호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대형육계 사육 농가와 가공업체를 분리하지 않고 동일선상에서 현장접목에 들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육 농가에는 친환경 대형육계를 생산하기 위한 종합 생산 매뉴얼이 투입됐다. 대부분의 농가는 농후사료를 이용해 비육기간 28일에 평균 1.6kg의 일반 닭을 생산한다. 하지만 본 연구사업에서 사육한 대형육계는 천연항생제를 활용해 비육기간 42일에 2.5kg 이상의 닭을 생산한다.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항생제 대체제(알파리포산, 클로렐라, 아비락 등)를 이용한 것은 기존 투입요소 대비 증체량 증가를 입증하기 위해서였다.

농가 사육시설에도 변화를 주었다. 2단으로 펜스를 설치해 암수를 분리 사육했고, 생산비 절감을 위한 사양기술이 접목 되었다. 특히 무창형 2개 동과 개방형 2개 동으로 사육환경을 나누어 생산성 차이를 분석했다.

가공업체에는 새로운 시장의 창출을 위해 전반적인 상품화를 맡겼다. 부분육의 가공과 포장기술 개발이 중점 과제다. 이어 대형육계 브랜드 개발과 상표 및 디자인 제작으로 이어졌다. 유통은 학교급식, 음식점, 대형마트 등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몇 번의 난관 극복하고 신제품 개발에 성공

사육 농가인 ‘사철농장’은 연구진이 제시한 매뉴얼에 따라 사료 섭취량과 항생제 대체제를 투입했다. 이미 한약재를 대체제로 활용해 친환경 육계를 생산하고 있었으므로 새로운 사양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철농장은 처음 시도하는 현장접목인 만큼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대형육계 시설환경을 조성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됐다. 기존과는 다른 사육방법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까지 몇 번의 고비를 넘겼다. 연구진과 특이사항이 생길 때마다 의논해 현장접목의 내실을 다졌다.

가공 유통을 맡은 (주)청정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공에서 마케팅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신념으로 난관을 하나씩 극복했다. 그 결과 대형육계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부분육 시장에 새바람 일으킬 ‘청정보계’ 출시

연구진이나 대상 농가와 업체가 힘을 한군데로 모아 진행한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백지에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다. 대형육계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고, 성공 가능성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대형육계 신제품은 이런 어려움 끝에 탄생했다.

청정은 2013년에 대형육계 부분육 시장 활성화를 주도할 ‘청정보계’ 상표를 출원했다. 현장접목 연구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지 2년 만의 값진 성과였다. 청정보계의 출시는 부분육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여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청정보계는 42일 동안 친환경에서 성장한 안전 먹을거리로 2.5kg 이상의 대형육계다. 글루타민산과 이노신산 등을 함유해 영양가가 높고 쫄깃한 맛이 특징이다. 청정보계는 학교급식이나 대형마트를 주요 판매처로 삼았다. 또한 2013년 청원생명축제 등 각종 행사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치며 판매 확대와 소비층 형성을 진행하고 있다.

청정이 대형육계 브랜드화에 성공했다면, 사철농장은 축적된 사육기술과 환경을 최고의 자산으로 발전시켰다. 현장접목을 진행하면서 얻은 사육환경 개선과 사양관리 기술은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이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전략 필요

최근 들어 소비자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닭고기 가슴살에 대한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육계로는 그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닭가슴살 수입량은 2008년 4.5톤에서 2009년 3,341톤으로 740배나 증가했다.

대형육계 생산은 수출 촉진 및 수입 대체 효과뿐만 아니라 국내 부분육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며 시장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본 연구사업을 통해 부침이 심한 국내 육계시장을 안정화시키고 대형육계로 부분육 시장을 활성화시킬 기반을 다지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농가에는 생산비 절감과 새로운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농가와 가공업체 앞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 대형육계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었다. 정확한 수요 예측 시스템과 폭넓은 판매망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대형육계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공 및 유통체계의 확립은 당면 과제다. 국내 도계장은 일반 닭에 맞춰져 있어 대형육계를 가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식시키고 제품 판매와 시장 활성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시기적절한 마케팅 활동이 절실하다.

천연항생제를 이용한 대형육계 생산 및 가공에 대해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축산과학원 김동운 연구관(041-580-6704)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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