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첫해에 자신으로 권력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으나 그만큼 리스크도 커졌다.
전임자인 장쩌민, 후진타오와 달리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11월 이후 4개월 만에 공산당 총서기와 국가주석,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거머쥐었다고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시진핑이 쥐는 권력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이후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정치국은 전날 열린 회의에서 시진핑에게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 조장도 맡기기로 해 시 주석은 경제개혁도 진두지휘하게 됐다.
개혁영도소조는 ‘중국판 NSC’로 불리는 국가안전위원회와 더불어 2013년 11월 열린 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8기 3중전회)에서 신설하기로 한 국가기구다. 개혁영도소조는 경제와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의 개혁을 총괄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중국은 주석이 정치와 외교, 안보를 담당하고 총리가 경제를 맡아왔으나 시 주석은 개혁영도소조 조장 자리에 오르면서 경제정책도 자신이 직접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대를 거치면서 중국 최고 지도부는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의 집단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했으나 시진핑은 집권 1년 만에 자신에게로 권력을 집중시켰다.
부정부패의 만연과 소득 불평등, 환경오염 등으로 대중의 불만이 커지고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개혁하려면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권력을 집중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스캔들에 대한 책을 펴냈던 정치평론가인 핀호는 “시진핑은 장쩌민, 후진타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그러나 강력한 권력에 따라 리스크도 커졌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집권 첫해 부정부패 척결을 강력히 추진했다. 싱가포르국립대의 정융녠 동아시아연구소장은 “시스템적인 부패와 싸우는 것은 강력한 권력을 필요로 하나 실패로 끝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일반 대중의 부패에 대한 분노가 시의 권력에 합법성을 부여할 것이나 당 내 더 많은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