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 내 기업 간의 자금조달 금리 차이를 좁히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내 가장 취약한 국가들의 기업들은 독일 등 주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자금조달 금리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금리 차이는 지난 2013년 5월 정점에서 좁혀졌으나 유로존 금융위기가 심화하기 전인 2011년 중반보다는 높다.
골드만삭스가 유로존 내 금리 차이를 비교한 지수는 지난 2013년 5월 4.7%에서 지난해 10월 3.9%로 하락했다.
기업 간의 금리 차이는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실망감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유로존 재정위기국으로의 민간부문 신용 유입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ECB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25%로 인하하는 등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고 경제성장을 이끌기 위해 노력해왔다.
ECB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은행들은 기업에 부과하는 금리는 인하하지 않고 있다.
휴 필 골드만삭스 유럽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고비를 넘기고 재정위기를 뒤로 하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의 회복이 느리고 주춤거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금리 차이가 장기간 지속되면 단일 통화 체제가 지속될 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필 유럽이코노미스트는 “ 유로존 내 금리 차이가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유로존이 유지될 수 있을 지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금리 차이가 유로존 은행체제의 취약점을 드러낸다고 진단했다. 또 위기의 중심에 있는 스페인과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와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반영한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