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공사 입찰담합 적발

입력 2014-01-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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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1개 건설사에 과징금 1322억…15개사 검찰고발

▲건설사별 과징금 부과액(자료=공정거래위원회)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 과정에서 ‘들러리’를 세워 허위입찰을 하는 등 담합을 해 온 건설업체들이 천억원대의 과징금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담합관행에 ‘철퇴’를 내린 사례로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일 인천광역시 도시철도건설본부가 2009년 1월 발주한 인천도시철도 2호선 건설공사 15개 공구에서 낙찰자-들러리 합의를 한 21개 건설사에 대해 과징금 총 1322억원을 부과하고 이 중 15개 법인을 검찰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같은 방식으로 담합에 가담한 21곳은 고려개발, 금호산업, 대림산업, 대보건설, 대우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서희건설,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진흥기업,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한양,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흥화 등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건설, 에스케이건설, 지에스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는 서로 돌아가면서 들러리를 정한 뒤 각각의 공구 입찰에 참여했다. 두산건설, 롯데건설,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한양 등 7개 중견건설사들은 대형업체가 참여하는 공구를 피해 들러리를 세웠고 공사를 낙찰받았다.

담합에는 들러리로 참여한 사업자들이 사전에 결정된 낙찰자보다 낮은 설계평가를 받도록 품질이 낮은 설계서를 제출하는 방법이 쓰였다. 일명 ‘들러리 설계’ 또는 ‘B설계’라고 불리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각 공구에는 2개의 컨소시엄만 참여했을 뿐 아니라 낙찰자가 중복되지 않도록 고르게 분포했고 평균 낙찰률도 97.56%에 달하는 등 부자연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총 1322억8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향후 재발방지 명령, 정보교환 금지명령 등의 시정명령을 내렸다. 아울러 대림산업, 대우건설, 두산건설, 롯데건설, 삼성물산, 신동아건설, 쌍용건설, SK건설, GS건설,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포스코건설, 한양,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15개사 법인은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경우 공정위의 현장조사 기간 중에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고 저장된 내용 일부를 삭제하는 등 조사활동을 방해한 행위로 법인에 1억원, 임직원 3명에게 각각 1500만원씩 총 1억4500만원의 과태료를 추가로 부과했다.

공정위 신동권 카르텔조사국장은 “정부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공공입찰담합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담합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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