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질의응답 없는 50초간의 기자회견… 또 다른 ‘불통’ 논란

입력 2014-01-03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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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2일 춘추관 기자실을 찾아 항간에 떠돌고 있는 개각설을 일축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과 세 문장만을 읽고 1분도 채 안 걸려 단상을 빠져나가면서 또다시 ‘불통’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질의응답은 물론 새해에 걸맞는 인사말이나 덕담조차 없었다.

김 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전혀 개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경제 회복의 불씨를 살려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도모해야 하고, 엄중한 안보환경 속에서 국가 안보를 공고히 지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따라서 내각은 추호도 흔들림 없이 힘을 모아 국정을 수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200자 원고지 0.8장 분량의 단 세 문장만을 읽으며 50초가량의 짧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질의·응답도 생략한 채 기자실을 빠져나갔다. 정부가 여전히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초 개각논란이 나온 배경으로 정부의 불통이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의 일방적인 모습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허태열 전 비서실장 명의의 ‘박근혜 정부 인사사고’와 관련해 김행 대변인이 사과문을 대독한 것을 두고 ‘17초 대독 사과’라는 비판이 있었다. 이어 작년 5월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사과입장 발표 외에 공식적인 질의 응답을 갖지 않았다.

민주당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최근 언론을 중심으로 개각설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 “정국이 꽉 막혀서 풀리는 게 없는 1년을 보면 개각 필요성이 있고 그런 여론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는 맞는 타이밍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개각이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자기 사람에 대한 신뢰를 강조했지만 국민들은 불통과 옹고집의 이미지를 보며 또다시 실망하고 있다”며 “비서실장이 직접 나서서 발표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임에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은 국민들에게 그저 내 말을 들으라는 식의 소통이 없는 실망스러운 국정운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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