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 벽산건설의 운명은

입력 2014-01-0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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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이 무산된 벽산건설의 운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벽산건설은 매각 재추진 등으로 자금을 수혈받지 못하면 자본잠식으로 증시에서 퇴출된다.

벽산건설 상장폐지가 확정되면 작년에 M&A 소식을 듣고 주식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 벽산건설, 상장폐지 길로 가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벽산건설은 이번 주에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사 현황을 보고하면서 매각 재추진 여부도 밝힐 계획이다.

벽산건설의 한 관계자는 6일 "법원 현황 보고 과정에서 매각 재추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며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 무산 후 상장폐지를 포함한 다양한 자구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키드컨소시엄은 벽산건설을 60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시한인 작년 12월 말까지 인수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

법원은 회사를 살리는 것이 우선인 만큼 새로운 인수자가 나타나면 재매각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지법 파산부 관계자는 "벽산건설의 회생 의지가 중요하다"며 "회사 측이 재매각 추진을 신청하면 법원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벽산건설은 작년 9월 말 현재 부채가 1천300억원에 달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2013년도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 시한인 올해 3월 말까지 자본잠식을 해결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다. 작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654억원, 1천507억원에 이른다.'

◇ 벽산건설 M&A 각종 의혹만 낳고 무산

시장 참여자들은 벽산건설이 신규 자금 조달이나 매각 재추진에 나서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벽산건설 주가는 중동계 아키드 컨소시엄이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작년 11월 7일 4천560원에서 같은 달 27일 2만500원으로 345.16% 급등했다. 이 기간에 상한가만 10번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말 인수 자금의 실체와 인수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자 벽산건설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서 3일 종가로 2천원대까지 곤두박질 쳤다. 작년 11월 이후 개인은 벽산건설을 37억원 어치 순매수했고 기관과 기타법인은 각각 14억원, 27억5천만원어치 순매도했다.

벽산건설의 M&A가 시장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인수 컨소시엄에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카타르의 바다르 알다파(Bader Omar Al Dafa)가 참여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시장에선 M&A 후 벽산건설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관련 공사, 이라크 전후 재건 등 중동에서 굵직한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다.

그러나 벽산건설은 한계기업 M&A의 부작용을 그대로 드러났다.

시장에서 기대하던 중동계 자금은 한 푼도 들어오지 않고 알다파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국내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을 맡기로 한 사실이 밝혀지자 사채자금 유입설이 제기됐다.

M&A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자 아키드컨소시엄 구성원 간 이익배분을 둘러싼 내분이 발생했고, 시장에선 주가조작 의혹이 일어난 것이다.

금융감독당국은 벽산건설의 M&A 추진과정과 주가조작에 대한 감시를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감원과 검찰, 한국거래소 등이 증시 이슈로 떠오른 벽산건설 M&A에 대한 각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회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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