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사회공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재계에 급여 1% 기부 운동을 확산시킨 데 이어 산업계 최초로 전국 직영 사업장의 순이익을 정기적으로 기부하기로 한 것.
현대오일뱅크는 6일 올해부터 전국 직영 주유소의 순이익 1%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 1% 나눔주유소’는 전국의 현대오일뱅크 180여개 직영 주유소가 모두 참여해 매월 순수익금의 1%를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출연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직영 주유소 외에도 전국의 자영 주유소까지 동참을 유도할 방침이다. 주유소 순이익 1% 나눔이 모든 정유사로 확산돼 정유산업이 국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우리 국민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성원 덕분”이라며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주유소가 이제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권 사장의 행보는 나눔에 힘쓰는 그의 경영철학이 오롯이 반영된 것이다. 그는 지난 2011년 “기름을 많이 짜내는 기업이기보다는 사회공헌에 힘쓰고 직원들이 다니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경영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은 ‘1%의 기적’을 실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직영 사업장 1% 순이익 기부 외에도 임직원의 급여 1%를 나누며 국내 사회공헌의 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2011년 말 대기업 최초로 노사가 뜻을 모아 급여 1%를 소외된 이웃과 나누는 ‘1% 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독거노인에게 날마다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1% 나눔 진지방’, 전국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생활비와 장학금 등을 후원하는 ‘사랑의 어부바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누적 기부금은 3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급여 나눔운동은 시작 2년 만에 현대오일뱅크를 넘어 국내 재계와 스포츠계까지 확산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한국수자원공사, 삼성토탈, 대구은행 등 기업들과 한국 프로축구연맹도 급여를 기부하고 있다. 외국에서 익숙했던 월급 기부문화가 국내에도 안착한 것이다.
한편, 권 사장은 ‘조용한 장례’를 통해 새로운 장례문화 정착에도 앞장서고 있다. 권 사장은 지난 2012년 모친상을 당했지만 가까운 친지 외에는 누구에게도 연락을 하지 않고 조용히 장례식을 치르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