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비영리 문화재단의 운영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다수의 법인을 계열사에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초 20곳이던 계열사 수가 12월 말 현재 25곳으로 늘었다. 증가 계열사 수는 5곳이지만 실제 변동된 계열사는 편입된 회사 6곳, 제외된 회사 1곳이다. 25개 계열사를 보유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 수를 기준으로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24위를 차지했다. 연초 34위보다 10계단 올라간 수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외에 OCI그룹과 이랜드그룹이 같은 수의 계열사를 보유해 공동 24위에 머물러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해 기업집단 내 신규 편입한 계열사는 1월 케이에이, 케이에프, 케이지, 케이아이, 7월 코리아에너지발전소, 12월 푸른부산환경 등이다.
8곳의 회사 중 눈에 띄는 곳은 착한 일감몰아주기’ 회사로 평가받고 있는 케이에이, 케이에프, 케이지, 케이아이 등 4곳이다. 4곳 모두 최대주주가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케이에이와 케이에프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100% 지분을 갖고 있으며 케이지, 케이아이는 학교법인죽호학원이 10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케이에이는 항공운수지원 서비스업을 담당하고 케이에프는 그룹 사옥 등 시설관리 업무 회사다. 케이지는 직원들 통근버스를 운영하며 케이아이는 계열사 보험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4곳의 계열사 수익이 다른 계열사나 오너 일가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출자자를 공익재단으로 한정했다. 그룹내 용역을 전담해 일적 수익이 보장되는 소규모 회사를 계열사로 편입한 것은 문화 및 장학사업을 진행할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이전에는 계열사 기부를 통해 운영비를 마련했는데 금호석유화학의 분가와 계열사 축소에 기부금이 줄어들게 돼 부득이하기 사업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에 4개 회사를 신규 편입해 줄어든 기부금을 보전할 수 있게 했다는 후문이다.
2012년 말 설립된 케이아이를 제외한 3곳의 회사는 2012년 결산기에 수십억원의 매출과 수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들이 기록한 매출의 90~100%가 그룹내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일감 몰아주기 회사임에도 최대주주가 비영리 공익재단인 탓에 ‘착한 일감몰아주기’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밖에 코리아에너지발전소 지분을 취득해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었다. 인수 주체는 금호석유화학으로 21억원을 투자해 80.8%의 지분을 확보했다. 푸른부산환경은 금호산업이 SOC(사회간접자본) 투자를 목적으로 출자했으며 93.4% 지분을 갖고 있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작년 9월에 경영효율성 증대를 목적으로 금호에이엠씨를 흡수합병의 방식으로 계열사에서 제외시켰다. 금호에이엠씨는 금호터미널에 흡수합병됐는데 양사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 합병신주 4771주 발행 외에 주주구성에 변동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