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한맥투자증권 주문사고 '실수'로 결론

입력 2014-01-08 06:42 수정 2014-01-08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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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옵션 만기일인 지난달 12일 지수옵션시장에서 발생한 한맥투자증권의 대규모 주문 사고가 '실수'로 인한 것이라는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NH농협증권, BS투자증권 등 일부 회원사를 대상으로 금감원 중간검사 결과 한맥투자증권 사고가 주문 실수로 파악됐다면서 이익금 반환에 협조를 당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현재 마무리 단계인 금감원 검사 결과는 한맥투자증권 측의 사고 경위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옵션가격 변수인 이자율을 '잔존일수/365'로 입력해야 하는데 '잔존일수/0'으로 잘못 입력해 비정상적 호가가 나갔다는 것이다. 주문 PC는 모든 코스피200 옵션에서 차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 터무니없는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냈다.

그간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한맥투자증권 직원과 주문 실수로 거액의 이익을 얻은 투자자가 '짜고 친 사고'라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금감원 조사 결과가 착오거래로 판명되자 한맥투자증권은 주문 실수가 났을 때 이익금 일부를 돌려주는 국제 관행에 희망을 걸고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맥투자증권은 현재 싱가포르 소재 프랍 트레이딩(prop trading·자기매매) 회사와 이익금 반환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협상 결과가 판가름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트레이딩 회사가 국내 증권사에 터놓은 3개 계좌에서 350억원에 달하는 이익이 났다. 주문 실수로 발생한 이익금 대부분을 이 회사가 싹쓸이한 것이다. 홍콩 소재 트레이딩 회사 한 곳도 30억원의 이익금을 챙겼다.

싱가포르 트레이딩 회사가 이익금 반환을 결정한다면 한맥투자증권은 '주문 실수로 인한 파산'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면할 길이 열릴 전망이다.

이번 주문 실수로 발생한 손실액은 모두 462억원이며, 이 가운데 439억원을 한맥투자증권(24억원)을 포함한 증권사들이 출연한 손해배상공동기금으로 충당했다.

최근 일부 회원사의 이익금을 반환받은 한맥투자증권이 공동기금에 변제해야 할 돈은 이날 기준으로 403억원이다.

사고 초기 국내 1개 회원사가 이익금 전액인 13억4천만원을 한맥투자증권에 돌려줬고, 지난 6일에는 네덜란드 헤지펀드 옵티버(Optiver)의 호주 법인이 6억원을 반환했다.

한맥투자증권은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7개 증권사에도 자기매매 계좌에서 억은 이익금 총 8억9천만원을 돌려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 중 한 증권사가 6∼7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과 거래소는 한맥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증권사들의 선물·옵션 거래 시스템 현황을 점검해보기로 했다. 거래소는 한맥투자증권의 주문 실수로 수익을 올린 거래 상대방에 대한 불공정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거액의 이익을 챙긴 외국계 기관을 직접 제재할 방법은 없지만, 이런 조치를 통해 기관들의 '순응 효과'를 부를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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