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현행 0.25%로 동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올해 첫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상당기간 현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유지하겠다”면서 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금융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모든 도구를 활용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하다면 결정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금리 인하 외에 비전통적인 부양책을 동원할 수 있음을 시사한 거승로 풀이됐다.
ECB는 올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의 회복이 느릴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기 총재가 이처럼 부양적 통화정책 유지 입장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12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0.8%로 전달보다 0.1% 포인트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운 데 따른 대응으로 해석된다.
ECB는 현 물가상승률을 관리 상한선인 2.0%에 근접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드라기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현재 또는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기간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ECB의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한다.
드라기 총재는 지난해 12월 말 독일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급하게 나설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미 예금금리가 제로 금리로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소진된 상태고 지난해 11월부터 독일을 중심으로 유로존 경제의 회복 기미가 확산하고 있어 당장 금리를 조정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이날 발표된 유로존의 작년 12월 경제기대지수는 전달보다 1.6포인트 오른 100.0을 기록해 8개월 연속 상승했다. 독일의 11월 산업 주문은 1.9% 늘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묶었다. 자산매입 규모는 3750억 파운드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