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 그리고 태양전지’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찾아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추세다. 하지만 1959년부터 50년이 넘도록 화학분야에서 한길을 걸어온 기업이 있다. 바로 OCI이다. 화학분야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고집은 오히려 OCI를 화학산업의 1인자로 이끌었다. 창업주 이회림 OCI 회장이 화학분야에서 M&A를 통해 전문성을 키웠다면 2세 이수영 회장은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해 제2도약을 하고 있다.
◇마지막 개성상인 창업주 이회림… 화학산업 외길 고집 = OCI그룹은 창업자인 고(故) 이회림 명예회장이 설립했다. 고 이 명예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어렸을 때부터 장사에 뛰어난 수완을 보였다. 그는 1950년대 초 서울 종로에서 포목점을 하다 유리, 비누, 농약 등의 원료가 되는 화학원료 소다회에 주목했다. 1959년 소다회를 만들던 동양화학을 인수한다. 현 OCI의 전신이다.
동양화학은 1968년 인천에 소다회 공장을 세운다. 연간생산 능력이 당시 국내 동종업계 1위였다. 인천공장은 2004년까지 OCI의 자금줄 역할을 했으며 이후 염화칼슘공장으로 바뀐 뒤에도 그룹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OCI는 1970년대에는 M&A를 통해 농약사업에 진출한다. 이후 익산공장(1979년)과 인천 정밀화학공장(1980년)을 세우면서 국내 화학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다.
OCI그룹은 1980년대부터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유니드(1980년), 오덱(1985년), OCI에스앤에프(1986년), 이테크건설(1993년), 삼광유리 및 OCI상사(1994년) 등을 설립했다.
1996년 OCI는 고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수영 회장이 그룹을 이끌기 시작한다. 이 회장은 1996년 인천 민방사업자에 도전해 사업권을 따내는가 하면 1999년 제철화학과 제철유화 등 대형 화학기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이 회장은 과감한 결정과 추진력으로 유명한데 현재 OCI를 만든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 역시 그의 결단이었다. 태양광 발전시설 필수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은 첫 구상 단계에서부터 내부적으로 반대가 많았다. 당시 수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시장 전망을 믿고 2008년부터 상용 폴리실리콘을 양산한다. OCI의 신사업은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 맞물리면서 큰 성공을 거둔다. OCI는 현재 폴리실리콘 분야에서 세계 3대 제조업체이며,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NF3 분야에서는 세계 1위 생산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5개 통합 생산시설과 함께 미국 와이오밍주, 앨라배마주, 중국 산둥성에도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다.
◇차남 우정씨 최대주주 넥솔론은 독자경영 = 창업주 고 이 명예회장은 부인 박화실씨와 슬하에 장남 이수영 회장, 차남 복영씨(삼광유리 회장), 3남 화영씨(유니드 회장) 등 세 아들과 장녀 숙인 씨, 차녀 숙희씨, 3녀 정자씨 등 6명의 자녀가 있다. 창업 당시 이회림 회장의 동생 이회삼 전 유니온 회장은 특수시멘트를 생산하는 OCI그룹 계열사인 유니온의 경영을 맡았으며 현재는 외아들인 이건영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수영 회장의 부인 김경자씨는 이 회장의 누나 숙인씨의 남편 김일씨의 동생이어서 겹사돈을 맺고 있다. 장남 우현씨는 OCI 사업총괄 사장으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으며 우정씨는 넥솔론 최고전략대표를 맡고 있다.
OCI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격인 OCI를 중심으로 삼광유리, 이테크건설, OCI머티리얼즈 등 주요 계열사들이 출자관계를 형성한다. ㈜OCI는 이수영 회장이 10.92%, 이복영 회장 5.49%, 이화영 회장 5.43% 등 대주주 일가족이 24.9%(계열사 및 임원 특수관계인 제외)를 보유하고 있다. ㈜OCI는 삼광유리 지분 7.05%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최근 이복영 회장 아들 이우성 이테크건설 상무 등에게 매각해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이테크건설 지분 5.14% 역시 이 상무에게 전부 넘겼다. 그밖에 ㈜OCI는 OCI머티리얼즈 49.1%, OCI스페셜티 68.2%, OCI-SNF 50%, OCI페로 50%, 디씨알이와 OCI정보통신 지분 100%를 각각 갖고 있다. 삼광유리는 이복영 회장이 지분 22.0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회장의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28.29%로 늘어난다. 이복영 회장은 유니드 지분 6.04%도 갖고 있다. 이화영 회장과 아들 이우일씨가 100% 출자해 설립한 OCI상사는 유니드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화영 회장은 유니드 지분 10.35%를 갖고 있다.
상장사인 넥솔론은 이수영 회장의 차남 이우정씨가 대표이사를 맡은 데다 최대주주여서 독자적인 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고, 유니온은 이건영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삼광유리는 SG개발 지분 46.51%, 군장에너지 25.04%, 쿼츠테크 21.2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유니드와 OCI상사는 유니드LED에 각각 50%, 27.2%를 출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