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금 타결, 野 “미국에 백기”,국회비준 진통예고(종합)

입력 2014-01-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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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12일 한국과 미국 정부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결과에 대해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향후 국회 비준동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이번 협상에서 방위비 예산 편성과 결산에 대한 국회 보고 합의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민주당은 인상 이유조차 분명하지 않은 ‘부실 협정’이라며 엄격한 심사를 공언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소속인 안홍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굉장히 협상을 잘 했다”면서 “5년 단위 방위비 분담금 협상 중에서 역대 세 번째로 인상률이 적었고, 국회에 보고하게 해서 투명하게 제도개선을 한 것도 의미 있다”라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2월 임시국회 때 빨리 비준(동의)해야 한다”며 신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외통위 소속인 같은당 원유철 의원도 “한미동맹 강화라는 큰 틀에서 방위비 분담 제도 시행 이래 최초로 포괄적인 제도 개선에 합의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특히 원 의원은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의 복리증진 노력과 인건비 분야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의미있는 개선조치가 있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에서 따로 논평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만족할 만한 성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한 방위비분담금이 7997억원임을 감안하면 올해만도 1200억원 이상의 방위비분담금을 추가로 반영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미국에 백기를 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민주당은 향후 국회비준 과정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 온 소요의 타당성이 왜 반영되지 않았는지 따져 묻겠다"면서 "보다 강도 높은 회계 투명성 강화 방안도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협정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라”고 정부여당에 경고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심재권 의원도 “여전히 부실협정”이라면서 “그간 정부가 지불한 분담금 중 쓰지 못하고 은행에 예치한 돈과 아직 쓸 준비가 안 돼 나중에 줘야 할 돈을 합치면 1조2000억원에 이르는데 이런 천문학적인 금액을 놔두고 왜 다시 인상해야 하는지 설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심 의원은 “주한미군이 예치한 돈에서 발생하는 매년 300억원의 이자를 방위비 분담금에 포함하지 않는 문제와 분담금을 미군기지 이전사업비로 전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책이 빠져 있다”면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냥 비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인 같은당 우상호 의원도 “사전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국민 혈세가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항목별로 세부 심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만족할 만한 협상이 아니다”라며 “국회 심사 과정에서 외통위와 국방위 소속 의원들이 공동으로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금이 무려 1조300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을 비롯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우리 국민들의 항의와 우려가 쏟아졌으나 정부는 결국 백기를 들다시피 무기력하게 미국 측의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올해부터 앞으로 5년 동안 적용될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매년 총액 9200억원으로 잠정합의했다. 또 양국은 매년 적용되는 분담금 총액 인상 상한선을 4%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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