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비싼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알뜰폰으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소비자들은 과거 알뜰폰은 품질이 떨어지고 구형 단말기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통신비 인하를 위해 알뜰폰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 덕에 알뜰폰은 지난해 약 250만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4.5% 수준이다.
올해 알뜰폰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알뜰폰 업체들이 가격 인하를 바탕으로 다양한 단말기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마트, 금융권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나아가 고객 생활 패턴에 맞는 독특한 요금제를 출시, 가입자를 유혹하고 있다.
◇“저렴하기 때문에 구형 단말기만 있지 않을까?”= 알뜰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처음 하는 생각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물론 알뜰폰에서 비교적 구형에 속하는 일반폰(피처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CJ헬로비전의 알뜰폰 가입자를 살펴보면 약 54만명의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는 15%인 8만명 수준이다. 나머지는 3G 기반의 피처폰을 이용한다.
상대적으로 피처폰의 요금과 단말기 가격이 낮다 보니 통신비가 저렴하다. 일반적으로 알뜰폰을 사용할 경우 기존 이통3사의 요금보다 30% 저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사의 기본요금을 가격대별로 살펴보면 2만원 이하 고객이 4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4%에 달한다. 알뜰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저렴한 요금제를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알뜰폰 사업자들은 LTE 단말기를 대거 확충하고 있다. LTE 단말기를 알뜰폰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갤럭시노트3, 갤럭시S4, G2, 옵티머스G, 베가 아이언 등 LTE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중저가 LTE폰인 넥서스5 단말기를 확보해 저렴한 LTE폰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인터넷에서만 팔아서 불편하지 않나?”= 알뜰폰은 온라인에서만 판다는 편견은 버려라. 최근 알뜰폰 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에는 오프라인으로 유통망을 확충한 것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뛰어나 가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알뜰폰 유통망 확대는 대형 유통업체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초부터 이마트, 하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사 브랜드로 알뜰폰 판매에 나섰다. 장을 보러 나온 40~50대 주부들부터 공략하기 시작한 것. 가격과 정보에 민감한 주부들이 알뜰폰을 선택했고,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통신비 인하를 고심하던 정부가 알뜰폰을 발견, 주요 정책 사업으로 선택한다. 지난해 9월 말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일괄적으로 알뜰폰 위탁 판매를 시작한다.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우체국 알뜰폰은 지난 3일 출시 3개월 만에 가입자 수 4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우체국 내부에서 알뜰폰 판매에 대한 다양한 제도들을 강화할 방침인 만큼 가입자 수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또한 농협, 신협, 수협 등 금융권에서도 알뜰폰 판매에 나서는 등 알뜰폰 유통망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농협은 올 상반기 전국 매장으로 알뜰폰 판매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도심에 집중됐던 알뜰폰 가입자들이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알뜰폰도 빼놓을 수 없다. 편의점 알뜰폰은 우체국에는 없는 기본료가 무료인 단말기를 판매하고 있다. 또 우체국 알뜰폰의 경우 가입 후 해피콜, 택배 배송을 통해 상품 수령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바로 구매 가능하다는 점도 편의점 휴대폰만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편의점 휴대폰 요금제는 1만원에 상품을 구매한 후 온라인으로 개통해 번호를 부여받으면 기본료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충전한 금액만큼 통화가 가능하다.
◇“요금제가 단조롭지 않을까?”= 알뜰폰은 요금제가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알뜰폰 업체들은 나름대로 차별화된 요금제를 출시, 운영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경우 영화와 결합한 요금제가 눈에 띈다. ‘헬로LTE CGV’, ‘무한수다 CGV’ 요금제를 이용하면 매월 CGV에서 최신 영화 1~2편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빵을 좋아하는 고객이 헬로유심 뚜레쥬르22’요금제에 가입하면 매달 1만원어치의 빵 상품권이 제공된다. 이마트는 쇼핑과 연계해 브랜드별 상품 구매금액에 따라 통신비를 할인해 주는 요금제를 내놨다.
기존 단말기의 약정이 끝났지만 계속 사용하려는 고객, 즉 단말기가 있는 고객들에게는 유심 LTE 요금제를 추천한다. 이 요금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휴대폰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유심칩만 교체하는 것이다. 때문에 약정 기간을 따로 정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헬로LTE 42, 52, 62와 동일한 음성, 메시지, 데이터를 약정 없이 절반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물론 기본료가 없거나 저렴한 요금제도 있다. 우체국 알뜰폰의 경우 기본요금이 1000원인 요금제가 있다. 에넥스텔레콤은 기본료가 없는 0원 요금제도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