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 측이 첫 공판에서 해당 혐의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김종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윤 회장과 경영진 변호인 측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CP를 상환할 계획이었다”며 “변제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윤 회장이 2012년 7월께 재무상태 악화 상황에도 웅진홀딩스 명의로 1000억원대 CP를 발행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웅진그룹은 회생절차 신청 과정이었지만 이를 숨긴 채 2012년 9월 또 다시 198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8월 윤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7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또한 웅진그룹 경영진은 2009년 계열사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 법인자금 12억5000만원을 토지 매입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인출한 후 그룹 초창기 인사들에게 전달하고 같은 해 9월에도 웅진플레이도시 주식 인수 후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등 58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윤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에서 사기성 CP 발행 의혹에 대해 "기업 내 부실을 타개하기 위한 경영상 판단에 따라 계열사를 지원한 것"이라며 "경영실패가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 역시 "그룹을 운영하는 내내 투명경영을 강조했고 불법인 줄 알면서 지시하거나 개인 사욕을 채우고자 불법을 저지른 일은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윤 회장이 사재를 투입하는 등 경영실패에 따른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회생절차도 조기에 종결될 예정"이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