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식지않는 반값전쟁… 중기·동네상권은 ‘어쩌나’

입력 2014-01-1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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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장품·참고서 3종 세트까지 선보여

▲이마트가 엔프라니와 함께 2일 반값 화장품 '솔루시안'을 출시해 판매중이다. (사진=이마트)

‘반값 제품’열풍이 올해도 계속되면서 유통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형마트의 ‘반값 제품’ 역사는 지난 2009년 홈플러스가 절반 가격에 PB(자체 브랜드) 라면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로 벌써 5년째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최근 가격을 확 낮춘 화장품과 참고서를 출시해 ‘반값 제품’의 열풍에 불을 지폈다. 이마트는 화장품 브랜드인 엔프라니와 함께‘솔루시안’이라는 이름의 보습 제품 4종(에센스·크림·토너·오일)을 내놨다. 그중 에센스는 세수를 한 후 수건으로 물기를 닦지 않고 수초 내에 바르도록 해 ‘3초 에센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3초 에센스’가 단연 주목받은 것은 2만4900원이라는 싼 가격이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에센스 제품 가격은 보통 5만∼1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김현성 이마트 화장품 바이어는 “보통 화장품 제품에 마케팅 비용이 판매가의 25%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솔루시안은 5% 이하로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마트는 학습전문 출판사인 기탄교육과 함께 6만 세트(총 18만권)를 제작하고, 이를 전량 이마트가 매입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절감시킨 참고서 3종 세트를 선보였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기탄초등 수학의 생명(뿌리)’, ‘기탄 초등수학의 생명(줄기)’, ‘기탄 문제은행 수학’ 등 3종 세트 가격은 정가의 42% 수준인 9900원에 불과하다.

‘반값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마트가 지난달 출시한 ‘반값 LED’는 일반 LED 전구 매출의 1.5배를 넘어섰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통큰 블럭’은 해외 유명 블록완구 ‘레고 듀플로’보다 지난해 매출이 10배 이상 더 높았다. ‘반값 에센스’ 역시 출시 첫날에만 2000개 이상 팔리면서 매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동네상권의 가슴앓이는 깊어지고 있다. ‘반값 피자’와 ‘통큰 치킨’ 등으로 이미 대형마트에 대한 자영업자의 감정의 골이 깊은 가운데, ‘반값 화장품’과 ‘반값 참고서’의 등장은 골목상권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안동에서 20여년간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온라인 판매가 대세가 되면서 서점의 존립이 어려워지고 있는데 대형마트까지 반값 서적을 내놓는다는 소식에 속을 끓였다”면서 “모든 품목을 대기업들이 점유해버리면 과연 살아남을 영세한 자영업은 뭐가 있는지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가격인하에 대한 품질 확보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여준상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과도한 가격파괴는 품질저하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근본적인 유통구조 개선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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