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의 제이슨 첸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클라우드서비스 강화로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첸 CEO는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사는 클라우드컴퓨터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오는 4월1일에 클라우드에 기반한 새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수렁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며 “운영의 효율성은 이를 위한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슨 첸 CEO는 경영난에서 벗어나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에이서의 흑자 전환에는 최소 수개 분기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첸 CEO는 이날 “현재 회사 전반적인 전략을 검토하고 발전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서는 지난 2010년 세계 최대 노트북 제조업체로 부상하는 등 잘 나갔으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 부상으로 최근 수년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에이서는 지난해 PC 판매가 전년보다 28% 급감해 글로벌 5대 PC업체 가운데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글로벌 PC 판매는 10% 감소했다.
에이서 주가는 지난 2009년 두 배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한 뒤 4년 연속 하락했다. 에이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6% 감소한 3602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0년보다 43% 감소한 수치다.
에이서는 지난해 3분기 131억 대만달러(약 4600억원) 순손실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당시 회장이던 J.T.왕과 짐 웡 사장이 지난해 11월 동반 사퇴했으며 스전잉 설립자가 다시 회장으로 복귀했다.
스 회장은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TSMC의 제이슨 첸 부사장을 에이서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첸은 이달부터 에이서 CEO를 맡고 있다.
첸 CEO는 “회사의 부진은 주력으로 개발했던 제품이 너무 이른 시기에 나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것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으며 지난 2012년 출시됐던 초슬림 노트북인 울트라북과 지난해의 터치스크린PC를 예로 들었다.
그는 “에이서가 데이터센터와 보안 관련 기술을 강화해 클라우드시장에서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며 “이 시장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에이서는 현재 ‘에이서클라우드’라는 응용프로그램(앱)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들이 그림과 문서 등 데이터를 여러 기기에서 동기화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새 서비스는 에이서클라우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