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매로 나온 수도권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현재 경매로 나오고 있는 아파트는 시장이 한창 어려울 때 감정된 물건들로 한 두 번 유찰되면 최저가와 전세금이 별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저렴해 이에 메리트를 느낀 실수요자들이 법원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자 한동안 사라졌던 투자수요도 경매시장에 가세하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함께 매수층을 이뤄 매수세가 활기를 띄고 있다.
14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새해에 입찰 부쳐진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48.4%로 집계됐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아파트 물건 2건 중 1건은 주인을 찾은 셈이다.
이는 금융위기 전인 2008년 5월 54.7%를 기록한 이후 6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서는 10%p 가까이 뛰었다. 4·1대책이 발표된 4월 40%대 선을 넘었다가 주춤하던 분위기가 8.28 대책이 발표 된 8월 다시 40%를 넘긴 후 줄곧 40%대를 넘고 있으며 경미한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해가 바뀐 현재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거래가 많이 이뤄지면서 낙찰가율도 치솟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82.5%로 2011년4월 83.1% 이후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월 74.1%와 비교하면 8.4%p 더 높다. 장기간 고전하며 70%대로 무너진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27개월 만인 작년 10월 80%선을 회복한 뒤 11월과 12월 그리고 현재까지 연속 4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 새해 첫 열린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경매에서는 아파트 29건 중 20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69%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수원지방법원에서 감정가 1억7500만원에서 한 번 유찰돼 최저입찰가 1억2250만원에 입찰에 부쳐진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신명아파트(전용면적 60㎡)는 25명이 응찰해 1억7719만원(감정가의 101.3%)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1억6000만~1억8000만원으로 감정가와 별 차이가 없었다.
인천중앙지방법원에서 입찰에 부쳐진 인천 계양구 작전동 도두리마을 동남아파트(전용면적 59.5㎡)는 감정가 1억7100만원에서 1회 유찰되면서 최저입찰가가 1억1970만원까지 떨어져 전세가격(1억3000만~1억5000만원선)보다 최저가가 훨씬 저렴했다. 그 결과 35명이나 몰리면서 13일 감정가의 99.6%인 1억7029만원에 낙찰됐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금 경매되는 것들은 시세가 바닥일 때 감정된 것들이 많고 적체된 물건까지 빨리 소진되고 있어 입찰타이밍이나 가격 산정시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낙찰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