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양문석 위원은 지상파 UHD 방송을 조기 도입하고, 이를 위해 주파수 700㎒ 대역을 지상파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기를 놓치면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저가공세로 UHD 방송 산업 경쟁에서 반드시 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은 14일 오후 2시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공식 브리핑을 열고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4 참관 후기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UHD 방송의 진정한 경쟁력은 화질과 음향 콘텐츠, 수상기에서 나오는데, 아무런 고민없이 그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플렉서블(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환호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본의 소니는 소니 엔터테인먼트, 소니 픽처스를 통해 이미 UHD 전용 게임과 영화 콘텐츠를 다수 확보하고 있을뿐 아니라 ESPN 등 메이저 방송사에 소니의 UHD 전용 방송 장비를 제공한 후 콘텐츠를 공유하는 전략으로 독자적인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일본과 같은 완벽한 UHD 생태계를 갖추고 있진 못하나, 저가 공세로 전 세계 UHD 수상기 시장의 70%를 잠식할 수 있을 기반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UHD 방송 산업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80%를 생산하고 있는 지상파의 UHD방송 상용화를 최대한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위원은 “우리나라는 한류를 만들어낸 콘텐츠 파워가 있다”며 “당장 소니만큼 강력한 UHD 방송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면 수상기술과 강력한 콘텐츠를 결합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700㎒ 주파수 대역 중 남은 주파수 대역을 지상파 방송용으로 지정하고, UHD 지상파 방송 표준화 작업도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과거에는 통신사의 과도한 트레픽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방송사가 700㎒ 대역을 독점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 통신용 주파수는 충분히 개발, 확보된 상황이라 이를 허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상파도, 캐이블 방송사도 모두 UHD 방송을 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데 정부가 주파수 문제를 들며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며 지상파 UHD 방송 조기 도입을 조속히 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