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가든’ 김태우, 9년 만에 뮤지컬 무대 서다 [인터뷰]

입력 2014-01-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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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뮤지컬 '로스트 가든' 연습실 공개 현장에서 김태우(사진=뉴시스)

9일 찾은 서울 남산창작센터의 제1연습실에는 땀과 열정으로 분주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오는 17일 첫 막을 올릴 뮤지컬 ‘로스트 가든’의 연습실 공개 현장이다. 한켠에는 쌓여있는 무대의상을 재단하는 사람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스타 제롬 콜레가 편안한 차림으로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보통의 뮤지컬 연습실 공개 현장보다는 더 날 것의 분위기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얼굴로 선글라스를 낀 김태우가 존재감을 빛내고 있었다. god 출신으로 국민 아이돌 그룹이란 타이틀을 얻으며 전 세대에 소구하는 가창력과 털털한 매력으로 사랑 받아온 김태우는 이날 제롬 콜레의 연습 무대에 ‘브라보!’를 연신 외치거나 여러 스태프와 서슴없이 대화를 나누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며 특유의 에너지를 드러내고 있었다.

“굉장히 재밌고, 배우들도 두루 친하고 스태프 분위기도 매우 좋다.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 이후 9년 만에 뮤지컬을 다시 하게 됐는데 배우는 입장에서 신인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김태우는 오랜 만에 서는 뮤지컬 무대에 굉장히 흡족해하며 열의를 띄고 있었다. 그가 연기하는 ‘로스트 가든’은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욕심쟁이 거인’(The Selfish Giant)을 토대로 한 창작뮤지컬로, 지난해 김태우가 윤하와 함께 선 중국 상하이 벤츠 아레나 무대에 해외 초연 3회 공연 동안 2만여 관객이 몰려 성황을 이끌어냈다.

“기분이 좋다. 기분이 좋았던 게 창작극이기 때문이다. 제가 만들어낸 캐릭터를 앞으로 다른 분들이 연기하면서 연구할테니 그런 생각을 하면 벅찼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작진과 함께하며 K뮤지컬로서 브로드웨이 진출을 목표로 만든 이번 작품에 출발선상에 함께 서 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

그가 출연하는 ‘로스트 가든’은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버전 초연의 제작감독이었던 소준영 연출과 ‘노트르담 드 파리’, ‘캣츠’의 엘리사 페트롤로(Elisa Petrolo)가 안무를 맡는 등 다국적 제작진으로 프로덕션이 꾸려졌다. 김태우는 음악, 영상, 퍼포먼스가 합쳐진 종합예술로서 꾸민 ‘로스트 가든’에서 순수함의 결정체 소녀 머시(전보람)와 따뜻한 교류로 마음의 벽을 허물며 거듭나는 거인을 연기할 예정이다. 김태우는 이번 뮤지컬 무대에 서는 데 있어서 신중했던 흔적을 드러냈다.

“‘알타보이즈’는 사실 5인조 보이그룹의 이야기를 극으로 만든 작품으로 실제로 제 생활이 베어 있는 부분이 많았다. 이번 ‘로스트 가든’의 경우, 송스루(Song Through) 장르로 대사가 없기에 연기하는데 있어 부담이 적은 편이다. 그간 다른 뮤지컬도 제의가 많이 들어왔었으나, 제가 잘 해낼 자신이 없었다. 이번 ‘로스트 가든’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았기 때문에 함께 하게 됐다.”

“소준영 연출님이 첫 미팅 때, 주인공 거인의 삽화를 그려오셨다. 그런데 저를 그려오셨더라. 그만큼 딱 맞는 역할이라고 주어진 것 같다. 무대 위 외형은 평소 해왔던 모습일 수 있지만, 내면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열정과 자신감으로 무장한 김태우는 무대 위 이전과는 다른 내면 연기를 표출하기 위해 뮤지컬 연기에 있어서 구체적으로 부딪히고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건 노래를 하고 나머지는 다 제 몸짓으로 표현해야하는데, 사실은 연기를 해본 사람도 아니라 어색했다. 거인의 웅장함을 표현하니 무대 위 움직임은 크게 없다. 그러나 손으로 각도부터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되는 게 많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안무 조감독님과 손 위치까지 다 일일이 잡았다. 감정마다 달라지는 손의 세세함까지도 새로 익히는데 어려웠다.”

세상과 거대한 벽을 쌓던 야수 같은 거인이 품고 있던 고독도 그는 표현해내야 한다. 그를 둘러싸고 변화한 실제 환경도 전보다 더해진 성숙함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거인의 모습에서 일면 자신의 고독도 발견할 수 있었다.

“누구나 그런 면은 조금씩 있는 듯 하다. 벌써 서른두살이 됐다. 가족과 아이가 생기고 시간이 흐르다보니, 20대 땐 몰랐던 고독이 있다. 제가 늘 갖고 있었던 부분이었는데 인지를 못했을 것이다. 제 고독은 우울한 고독은 아니고 걱정거리를 헤쳐 나가야 되는데 있어 두려움일 수도 있겠고, 그것이 합쳐져서 고독이란 단어로 표현이 된 것이다.”

전 국민적 사랑을 받던 god에서 이제는 솔로 가수로 활동하면서 김태우는 꽤 성공적인 입지를 이어나갔다. ‘사랑비’ 등 히트곡을 보유했고, KBS 2TV 예능 ‘전설을 노래하다-불후의 명곡’에서 보인 변함없는 실력은 그를 여전한 스타로 구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른 장르인 뮤지컬 ‘로스트 가든’을 선택함에 있어 신중했고, 이에 그는 자신이 맡을 캐릭터와 작품 분석에 몰입해 더욱 애착을 가졌다.

“이번 작품에서 남녀 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따뜻함, 다시 사회에 나아가 많은 사람과 어울려 살아간다는 거인의 모습을 통해 나 역시 닮은 점을 느낀다. 이기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아니지만, 느꼈던 연기의 많은 어려움을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도와주셔서 잘 헤쳐나가고 있다. 사실 기존의 가수가 뮤지컬 무대에 설 때, 뮤지컬계에서 달갑지 않아하는 시선들도 있다. 이 극이 끝났을 때 뮤지컬계와 대중에게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무대에만 집중하고 싶다.”

9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돌아온 김태우가 외부에 휩쓸리지 않는 특유의 묵직한 뚝심으로 거인의 모습을 어떻게 형상화해낼지 한 달 간의 국내 공연을 마친 뒤 그의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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