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시작과 함께 대형 공사 수주 소식을 전하며 올해 목표인 700억 달러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 등에서는 올해 1분기 어느 때보다 어닝 쇼크에 대한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어 고비 돌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대우인터내셔널·현대건설 컨소시엄, GS건설·대림건설 컨소시엄 등은 지난달 각각 알제리 전력청이 발주한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 입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번 복합화력발전소 프로젝트는 1600MW급 복합화력발전소 6개를 동시에 짓는 사업으로 설계, 구매, 시공을 포함하는 일괄 턴키 방식으로 진행된다. 계약이 완료되면 이 중 5개를 국내 업체들이 맡게 된다.
이번 입찰에는 중국 건설사들이 가격을 무기로 거세게 도전했지만 발주처가 높은 공사 수준과 공사실적을 요구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발전소 5개 모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총 33억4000만 달러의 수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초부터 대형공사 수주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 건설사들의 어닝쇼크가 어느 때보다 크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된 이유는 역시 해외건설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동의 미완공 해외 공사 중 절반 이상이 올해 1분기에 끝나기 때문이다.
최근 아이엠투자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등 국내 6대 건설사가 2009∼2011년까지 3년에 걸쳐 중동에서 수주한 플랜트 공사는 계약금액 기준으로 모두 41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지난해 공사가 끝난 것으로 추정되는 9조6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가 올해(30조6000억원)와 내년(1조6000억원)에 끝난다.
특히 분기별로 올해 1분기에 끝나는 중동 플랜트 공사가 모두 17조5000억원 규모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의 54.3%를 차지한다.
이선일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1~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해외부실이 많이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잠재된 리스크가 크다”면서 “2009~2011년 수주 저가 의혹 해외 프로젝트 중 80%(6대 건설사 기준으로 정확히 77.1%)에 이르는 물량이 아직 완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문제의 해외 프로젝트들이 종료되고 실적 추정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 쌓여야 건설업 본연의 수주 얘기를 본격적으로 꺼낼 수 있다”며 “아직 건설 업황 및 건설주에 대해 추세적 반전을 논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