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지난해 농정현장을 매달 두 번 이상 방문하는 ‘이동필의 1234’를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사실 세종청사에 머무른 시간이 부족했다. ‘이동필의 1234’란 장관이 직접 한 달(1)에 두 번(2)이상 현장을 방문해 세 시간(3)이상 사람(4)들을 만나 소통한다는 의미로 부여해 지속적 현장소통 의지를 강조한 브랜드 명칭이다.
하지만 새해 들어 이 장관은 세종청사에 머무른 시간을 늘리면서 현장소통에서 들은 목소리를 실천해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자 형식적인 간부회의가 아닌 ‘종이 없는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어 실·국장들 군기가 바짝 들었다는 전언이다. 우선 이 장관은 회의에서 보고서를 없애 실·국장을 비롯한 정책실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과장들까지 회의에 참석해 농정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기관, 공사 등 관계기관과 농촌경제연구원, 한국식품연구원을 망라한 농식품 관련 공공기관이 참석한 ‘확대 간부회의’를 주재하면서 각 간부가 들고온 보고서를 못 보게 했다. 대신 이 장관은 “올해는 국민이 농정 성과를 생활 가운데서 체감할 수 있도록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토론하라”고 강력히 주문해 열띤 토론으로 회의시간이 세 시간 이상 길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15일 오후 열린 ‘주요업무 보고대회’에서도 실·국장을 비롯한 과장들이 다섯 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서 이 장관은 관행적인 업무보고와 일방적인 지시 대신 소관 국장이 작년의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평가와 반성, 핵심업무 실천계획 보고하고 이에 대해 모든 참석자가 자유롭게 비판하고 토론하게 돼 회의가 길어졌던 것으로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했다.
한 참석자는 정부의 쌀 정책에서 ‘품질경쟁력’이 간과되지 않았나 지적하고, 쌀시장 개방에 대응하려면 가격경쟁력 외에도 우리 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 대책을 요구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귀농·귀촌의 장애요인의 하나로 축산분뇨로 인한 악취를 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공공기관 비리, 보조금 누수, 면세유 부정수급 문제 등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할 대책과 공공기관 개혁 등 재정투자와 각종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되도록 하는 문제 등이 논의됐다.
이처럼 회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실·국장들이 직접 현장에 찾아가는 횟수가 늘었고 회의 전 여러 사회 각 계층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