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싱가포르 당국으로부터 싱가포르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상장을 위한 허가를 획득했다. 상장 규모는 최소 10억 달러(1조원)가 될 전망으로, 이는 해외 증시에 상장하는 한국 기업으로 최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점포를 매각하기 위한 리츠 상장 허가를 싱가포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았다. 롯데쇼핑은 조만간 IPO(기업공개)를 진행한 뒤 리츠를 정식 상장한다. 상장은 빠르면 다음달 중 완료될 전망이다.
리츠 매각 대상에는 20여개의 백화점과 마트가 포함됐다. 롯데백화점 일산점, 구미점, 고양점, 포항점을 비롯해 롯데마트 구미점, 평택점 등이 대상이다. 롯데마트 중계점은 포함 여부를 최종 저울질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롯데의 수도권 주력 점포 중 한 곳이다. 영업면적 약 3만6300㎡, 연 매출액은 2012년 기준 2900억원으로 매출 순위 17위다. 포항점은 매출 순위 25위 점포(2300억원)로, 영업면적은 약 2만2110㎡에 달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롯데마트 중계점은 전체 점포 가운데 매출 순위 7위에 해당하는 핵심 점포다. 영업면적 약 1만3860㎡에 월 평균 매출은 110억원에 이른다.
롯데쇼핑은 이번 매각을 통한 상장으로 1조원의 자금이 유입돼 충분한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자산 유동화 프로젝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간 신 회장은 종종 “부동산으로 돈 벌던 시대는 지났다”며 “선진 금융기법을 통해 그룹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래 작년 말까지 싱가포르 증시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면서 “내달께 상장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010년에도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분당점을 포함해 롯데마트 4곳과 백화점 1곳을 매각해 약 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