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K씨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올들어 재건축 아파트 매수문의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승세를 간파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계약 직전에 호가를 높이는 일이 다반사여서 거래 성사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오랜 침체를 겪어온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상 1월은 부동산 시장의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르다. 연이어 터져나온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달에는 △취득세율 영구인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폐지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 등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먼저 취득세율은 거래가액 기준으로 ‘6억원 이하’는 1%, ‘6억~9억원’은 2%, ‘9억원 초과’는 3%로 변경됐다. 다주택자에 대한 차등세율도 폐지됐다.
다주택자에 중과되던 양도세는 6~38% 일반세율로 부과된다. 국민주택기금과 보금자리론은 통합모기지로 출시되면서 적용 대상은 확대되고 대출금리는 인하됐다.
또 주거지역 재개발·재건축사업 단지의 용적률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상 허용범위를 넘어 법적 상한선까지 적용이 가능해졌다. 지자체가 250~280% 선이었던 용적률을 법적상한인 300%로 허용할 경우 일반분양 주택 수가 늘어나게 되면서 사업성이 좋아진다.
정부의 활성화 정책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3구 재건축 매매시장은 △송파 0.30% △강남 0.21% △서초 0.11% 순으로 상승했으며, 서울 재건축 매매시장 전체로는 0.14% 올랐다. 이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0.01% 올라 5주만에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재건축 사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말 대치동과 반포동 등 강남권의 잇단 분양 성공으로 회복 분위기가 형성된 데다, 재건축 관련 규제들의 완화로 사업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올해 안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 추진을 서두르기 시작한 이유다.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내달 2일 총회를 열고, 새 추진위원장과 추진위원 104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지난 2010년 안전진단까지 통과하고도 경기 침체 및 정부 규제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조합 내부 갈등으로 재건축 사업이 중단돼 왔다. 이번 추진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11월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고시된 대치동 쌍용아파트도 추진위 설립 준비에 한창이다. 내달 추진위원장과 감사 등을 뽑는 선거 일정을 잡아 3월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르면 상반기 중 조합설립이 가능할 전망이다.
개포시영아파트는 최근 건축 심의가 난 이후 1월 23일 주민총회가 예정돼 있다. 개포주공2단지는 사업시행인가 주민 공람이 강남구청에서 진행 중이며, 빠르면 2월 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예정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주공5단지도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현재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또 가락동 시영아파트도 최근 송파구청에서 재건축 사업 시행 변경인가를 받고, 올해 안에 관리처분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처럼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속도가 빨라지면서 매수세가 늘고 호가도 뛰는 추세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사업진행 속도가 빠른 2·3단지 위주로 매수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대다수 집주인들은 지난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아직까지 잠잠한 편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는 만큼, 향후 움직임을 주목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저가매물을 찾는 수요는 있지만 싼 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재건축 움직임이 향후 일반아파트 가격까지 견인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주공5단지도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현재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또 가락동 시영아파트도 최근 송파구청에서 재건축 사업 시행 변경인가를 받고, 올해 안에 관리처분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처럼 주요 재건축 단지의 사업속도가 빨라지면서 매수세가 늘고 호가도 뛰는 추세다. 개포동 D공인 관계자는 “사업진행 속도가 빠른 2·3단지 위주로 매수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며 “대다수 집주인들은 지난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와 달리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아직까지 잠잠한 편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는 만큼, 향후 움직임을 주목할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저가매물을 찾는 수요는 있지만 싼 매물이 소진되면서 거래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재건축 움직임이 향후 일반아파트 가격까지 견인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