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엠코 ‘합병’ 노림수는

입력 2014-01-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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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을 결정함에 따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합병법인 상장시 비상장주식의 유동화로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16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는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어 두 회사의 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합병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비상장사인 두 회사의 주당 평가액은 각각 40만3586원과 7만1684원으로 산정됐다. 이에 따른 합병비율은 1대 0.177로 정해졌다.

두 회사는 2월27일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거쳐 4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이 주총을 통해 확정되면 존속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신주 총 355만2341주를 발행해 엠코 주식 100주당 에지니어링 주식 17.7주를 교부하게 된다.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72.55%를 보유한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효과에 따라 합병법인에 대한 지분율이 38.62%로 낮아진다. 현대엠코의 최대주주인 정의선 부회장은 지분 11.72%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오른다. 그밖에 현대글로비스(11.67%), 기아차(9.35%), 현대모비스(9.35%), 정몽구 회장(4.7%) 등이 합병법인 지분을 갖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엠코의 합병으로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주 발행으로 지분율은 감소했지만 합병법인 탄생으로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오히려 높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이 정 부회장의 현대차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엠코의 기업가치를 높여 실탄을 마련,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16.88%)를 사들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합병법인이 상장을 하거나 현대건설과 추가합병 후 우회상장을 할 경우 정 부회장은 비상장 주식의 유동화를 통해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모비스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

한편 현대엔지니어링과 엠코의 합병으로 업계 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기준 양사의 총 자산은 3조5737억원이고 매출액은 5조145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4214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3277억원에 달한다. 매출액 기준으론 업계 8위에 해당된다.

현대차그룹은 합병법인을 통해 향후 건설부문 계열사의 공종별 전문화와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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